20180704 W
1. 날이 좋았다. 하루 종일. 하늘만 보고 있어도 괜찮은 날이었다.
2. 겨울 옷을 이제야 버렸다. 청소와 정리를 좋아하지만, 몰아하는 버릇이 있다. 더워서 땀 흘리는 날, 겨울 옷 정리의 날.
3. 자전거와 도서관.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갔다. 평소 안 가던 길을 달렸다. 바리케이트로 막혀져 있던 길이 열렸기 때문.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개봉 전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쌩 하고 달렸다. 땀은 펑펑 쏟아졌지만 가슴은 바다에 온 듯 시원했다. 익숙한 우리 동네를 처음 보는 눈으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식물원도 틀을 갖춰가고 있고. 재미있는 건물도 하나씩 올라가고 있다. 뭔가를 기다리는 마음, 괜히 좋다.
4. A관광청 최부장에게 커피 두 잔을 띄웠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었다. 내가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우리가 안 지 20여 년. IT 업계 홍보담당자와 기자로 만나, 이제는 여행 업계로 나란히. 감사한 인연. 날로 성장하는 그녀를 보는 일이 즐겁다.
5. 새 카메라를 샀다. 인터넷에서 카드 번호를 눌렀을 뿐이지만, 새 카메라는 나에게 큰 전환을 뜻한다. 캐논 5D가 내 옷이라고 생각했다. 수년간 내 기억을 그 녀석이 책임졌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드디어 오른 손목에 문제가 드러났다. 몇 해 전부터 신호를 보내왔는데 모른 척했던 것이 더 문제지만. 아니지, 모른척했던 건 아니다. 소니 알파 시리즈도 써보고 후지 미러리스도 가지고 다니고. 무게 부담이 덜한 미러리스 카메라와 친해지려고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새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일본 여행부터 함께 할 새 친구. 잘 부탁해.
* 한 글자 사전 / 김소연 / 마음산책
p46
길
길을 누릴 수 없는 동네는 죽은 장소나 다름이 없다.
자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파리 과학아카데미에서 지구 자오선 길이를 4000만 분의 1로 나눈 길이를 1미터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