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5 T
1. 건강검진. 아침에 부지런을 떨어서 병원으로 달려갔다. 초음파 검사도 신청했다. 아뿔싸. 십센티가 그룹 이름인 줄만 알았지 내 몸 안에 키우는 근종 길이일 줄이야. 위기감이 들긴 하지만, 전복되진 않기로 했다. 당장 큰 일이 나진 않을 것임으로. 사과나무를 심듯 오늘을 살아야지(물론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2. 더비체인. 윤옥선배와 민옥이 합작으로 만든 전자화폐 신문사다. 뭔가 일을 저지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자화폐쪽 신문사일줄이야. 광화문 한 복판에 자리잡은 사무실에 가서 정관장 에브리타임을 내어놓고, 밥을 먹었다. 돈까스가 나온다는 교대 이층집. 오랜만이지만 엊그제 만난 사이처럼 일상적인 이야기. 이 둘과 함께 있다보면, 친정에 온 기분이 든다. 글을 보태진 못해도 열심히 응원해야지.
3. 달달한 고민. 아니다. 달달한 작당의 고민. 친구 민정과 아름다운 달작에서 만나 조금은 쓴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스러운 공간을 맡아줄 적임자를 찾기란 내가 헤아릴 수 있는 어려움이 아니었다. 내 입장에서야, 민정의 손때와 애정가득한 달작에 민정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지만. 라떼를 마시며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헤어졌다. 민정이 추천해준 오리건의 여행은 다음에 와서 읽어야지.
4. 밖에서 하루종일 보낸 오늘 일정의 마지막은 종각 육미. 협회 실장님 송별회였다. 송별회라는 표현이 이상하지만 5년간 여행작가학교와 협회 일을 도맡아한 실장님에게 박수를 보내는 자리. 우석선배를 비롯해 실장님을 애정하는 이들이 함께 했다. 서로 아껴주는 사랑스러운 자리. 우연히 진수씨와 옆에 앉아, 폭풍 수다. 막걸리 한 잔에 술술 풀리는 이야기. 그녀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이것마저도 내 욕심이지만.
* 출판하는 마음 / 은유 / 제철소
p296
누군가에게 추천할 책을 고민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행위다. 여행지에서 그 사람을 생각하며 엽서를 쓰는 것과 같다. 오랫동안 책을 멀리한 사람도 먼 곳에서 보내주는 엽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보낸 한 권이 요즘은 책을 안 읽는다는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독서라는 즐거움으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른다.
- 히바 요시타카, '책 따위는 안 읽어도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