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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쿠키 Aug 02. 2018

Day09. 111년 기록

20180801 W

폭염엔 맥주가 진리(단, 에어컨 나오는 방 안에서).


1. 오늘의 시작은 두말할 것도 없이 날씨다. 111년만의 기록. 그러니까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기록적인 폭염이었단다. 39.6도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딜만 했다. 물론 머릿속에서만. 볕 잘드는 거실에 자리한 풀이며 책이며, 다들 살려달라 호소하는 듯 보였다. 그러게. 정상은 아닌 날씨다. 다행인 사실은 파란 하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아, 아름답다. 이런 하늘을 매일 볼 수 있다면, 조금 더 참을 수 있지 않을까.


2. 7월달 밀린 일기를 다 쓰고 8월을 시작하려 했는데, 결국 7월 일본 여행 가기 전날에서 마침표.

모두 비공개로 바꾸고 8월 1일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했더니, 동식선배가 "뭐하러 또 그래. 너 또 못한다. 그냥 이어서 해."라고. 그럴까? 힘줘 쓰는 글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기록에 의의를 두고 있으니, 이어서 다시 해보는 걸로. 이러다보면, 올해 안에 Day100은 쓸 수 있겠지(숫자 집착증 OTL).


3. "4시에 39도 찍는대요" 올림픽 기록도 아니고, 슈퍼아저씨는 왜 39를 기다리는걸까. 저녁에 먹을 스파게티 소스 사러 내려갔다가, 나도 모르게 맥주 두캔을 스르르. 고단한 프리랜서 생활, 가끔 이런 맛도 있어야지.



4. 아린 사진전 오프닝에 갔다. 첫 사진전이라 했다. 아픈 시간들을 사진으로 달랬단다. 아린 마음을 아린 사진에 담았다. 사진전을 준비하고 책을 만들면서, 흔들리던 사진 생각이 중심을 잡았단다. 대견하다(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마음속으로 손바닥으로 무진장 박수를 보냈다.

'첫' 책, '첫' 전시. '첫'이 가진 떨림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잊을 수 없다. 2007년 10월 청파동에서 겁없이 열었던 첫 전시. 그날 함께 해준 이들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거다. '처음'하는 누군가를. 나의 '처음'을 함께 해준 그대들을.


5. 사진전에 다녀온 시간 외에는 하루종일 강의준비를 했다. 하는 내내 즐거웠다. 어떤 이야기를 더 하는 게 도움이 될까. 이 책이 더 나을까, 저 책이 더 나을까. 책장 앞을 서성이다 시간만 죽였다. 내일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할텐데. 새벽에 일어나야겠다.


6. 7월 후쿠오카 여행 때 도큐핸즈에서 나를 흥분하게 만든 여름카드(연하장이 아니고)와 부채를 보며 배시시.


7. 케틀벨 10개 5세트. 운동이 되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했다고. 스스로 짝짝짝.




내맘대로 태그

#111 #111년 #아린 #나미브갤러리 #맥주 #도큐핸즈 #카드 #여름카드 #케틀벨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 그러니까 말이야 좋은 날이 왔을 때 우리는, 그날을 최대한 길게 늘려야 해."


김민철 <하루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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