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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동환 Feb 18. 2022

닥치고 발라드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문세-

대중음악은 다양하다. 다양한 만큼 취향이란 게 존재한다. 누군가는 시원시원한 록을, 누군가는 사회의 불만을 담은 랩을, 누군가는 귀가 편안한 포크송을 좋아한다. 나는 언제나 닥치고 발라드뿐이었다. 발라드는 대중음악의 한 부류다. 대부분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감성적인 노래를 말한다. 낭만적인 노랫말은 느린 박자 속에서 감정을 표현한다. 때로는, 서술적인 노래를 표현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랩이나 락에 비해서 발라드는 조용한 음악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발라드가 사랑 이야기를 속삭이지 않았다. 발라드는 본래 서양 고전음악의 장르 중 하나다. 언론이 발전하기 이전, 중세 유럽인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춤과 함께 노래로 서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발라드는 라틴어 ballare에서 유래되었다. ballare는 춤을 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언어로는 민요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민요에서 점차 성악곡으로 발라드는 발전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쇼팽. 그도 발라드 곡을 작곡했다. 17세기 무렵에는 시 형식과 성악곡으로 한창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가 된 폭넓은 음색과 격렬한 선율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18세기 이후, 발라드는 시적인 이야기를 담은 기악곡으로 변화했다. 그것이 한국의 발라드의 기원이다. 한국의 발라드는 1980년대 후반, 대중가요의 양식으로서 완성되었다고 평가받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남녀 간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과 피아노 중심 악기로 한 반주가 특징이다. 한편으로, 서정적이면서도 애절한 사랑노래의 성격은 백인 음악의 영향을 짙게 받아서 '팝'의 흐름에 속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재즈와 록 그리고 흑인음악의 계열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한국의 발라드가 '팝'의 흐름에 속하는 이유는 1970년대 풍미한 포크의 영향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시들해진 포크의 서정적인 색깔을 대체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발라드다.


느린 템보 속에서 서정적인 선율이 발라드의 핵심인데, 기승전결의 구성이 존재한다. 노래의 주제에 맞게 호소력 짙은 가창력이 동반된다. 1990년생인 나는 90년대 발라드를 가장 많이 접했다. 90년대 발라더는 조성모, 토이, 임창정  등이 있다. 모두 각자의 개성을 발라드라는 틀 속에서 표현한 음악인들이다. 하지만, 요즘의 발라드는 장르의 특성에 따라 록 발라드, R&B 발라드, 팝 발라드 세분화된다. 최근에는 오케스트라를 동반하여 스케일을 크게 공연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비판이나 인생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드러내지 않는 발라드는 오로지 사랑의 감정을 드러낸다. 젊은 혈기를 과시하는 댄스 뮤직이나 관조적인 성향을 가진 랩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우아하면서도 섬세하다.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의 복잡한 속마음에 집중한 발라드가 좋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닥치고 발라드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이문세의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 노래는 내가 태어나기 전 1985년에 출시한 곡이다. 발라드가 좋은 이유는 세월이 지나도 유행을 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해준다는 점이다.

인간은 언제나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사랑


아주 낯간지러운 단어지만 누구에게나 필요한 감정.

그래서, 나는 닥치고 발라드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문세


세월이 흘러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아직 모르잖아요

그대 내 곁에 있어요
떠나가지 말아요
나는 아직 그댈 사랑해요

그대가 떠나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대 내 곁에 있어요
떠나가지 말아요
나는 아직 그댈 사랑해요

혼자 걷다가 어두운 밤이 오면
그대 생각나 울며 걸어요
그대가 보내준 새하얀 꽃잎도

나의 눈물에 시들어 버려요

그대가 떠나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대 내 곁에 있어요
떠나가지 말아요
나는 아직 그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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