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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l 01. 2021

남편에게 문제가 생겼다

남편이 우울증에 걸린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기 전까지 우리 부부는 부부관계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약의 부작용인 건지 남편은 약을 먹고나서부터는 부부관계를 하려고 하면  되지 않았다. 남편은 이로 인해 많이 힘들어했고, 스트레스도 받곤 했다.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 남편이 안쓰러웠던 나는 예상하고 있는 문제지만 정말 약의 부작용 때문에 부부관계  힘든 건지 다음 진료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라고 했다. 남편은 부끄러워하다가 고민 끝에 진료받으러 방문했을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약 때문에 부부관계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그랬단다. 정말 우리 부부는 딱히 이유가 없었다. 남편의 투약 전과 투약 후가 확연히 달랐기 때문에.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해결만이 남았던 터였다. 남편의 의사 선생님은 기존에 먹던 약에서 다시 약을 바꿔서 처방을 해주기로 하셨다. 그리고 바뀐 약을 처음 먹은 남편.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부부관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했던 남편이었다. 그런데 그런 남편에게 또 다른 복병이 찾아왔으니 바로 잠, 졸음이었다. 남편은 바뀐 약을 먹고 다시 쏟아지는 잠과 전쟁을 치러야 했다. 약을 먹기만 하면 바로 "졸리다, 피곤하다, 자야겠다"라고 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남편은 침대에 드러누워 바로 깊은 잠에 들었다. 약만 몸에 들어가면 졸음을 견디지 못했다. 남편의 몸이 우울증 약을 받아들이기 힘든 건지, 의사 선생님이 약을 바꾸기만 하면 남편의 상태는 극과 극이었다. 너무 졸리거나, 잠을 못 자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 극과 극의 상태 모두 부작용인 거겠지. 남편은 잠은 그렇다 치고 약을 바꾼 가장 큰 이유였던 부부관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아니었다. 애초에 약을 바꿨다고 금방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걸까. 아마 이 문제는 다음 진료 시에 의사 선생님에게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남편은 요즘 자기 계발을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하고 싶었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직도 준비하고 있다. 그런 남편의 노력이 하늘을 도왔는지 내가 보기엔 참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그건 내가 보기에 그런 거고 남편은 나름대로 고충도 많고 힘들겠지.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한들 어떻게 좋을 수만 있겠는가. 이직을 준비하면서 때론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간간히 받곤 한다. 그러면서 피곤하면서 잠을 청하지 못할 때가 간혹 있었는데 그럴 때면 남편은 약을 찾았다. 남편은 투약할 시간이 되었으니 먹는 것이겠지만 그 모습이 내 눈에는 약을 먹으면 잠이 오니까, 약에 의존하는 것 같아서 내심 걱정이었다. 아무쪼록 남편이 지금 처한 문제를 하나씩 잘 이겨나가길 옆에서 응원한다. 설사 문턱에서 주저앉게 되더라도 나는 남편을 옆에서 응원할 것이다.


다 잘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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