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 속으로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을 찾다

by 방구석여행자

송월동이라는 동네는 처음에는 내게 참 낯선 곳이었다. 그저 개발이 좀 덜 된 곳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인천 각 성당들의 청년모임을 나가게 됐었는데 그곳에서 동인천 근처에 사는 친구와 급속도로 친해졌었다. 이후 그 친구의 동네 주변인 자유공원을 산책하고, 중국음식을 먹으러 종종 가던 차이나타운도 산책하고 했었다. 어느 날 자유공원을 한 바퀴 돌고 있는데 아래쪽 길로 낯설면서도 예쁘게 꾸며져 있던 길이 보였다.


"우리 저기 가볼래?"


친구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나는 처음으로 송월동 동화마을이라는 곳을 가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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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공원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던 송월동 동화마을. 개발이 힘들 것 같은 오래된 집과 마을의 건물에 물감으로 우리나라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이나 세계명작동화 속 주인공들을 그려 새로운 건물이 되었다. 이곳에 살고 있지만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었다는 친구. 우리는 진짜 동화마을이라는 그곳의 이름처럼 동화 같은 곳에서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많이 찍으며 놀았었다. 그곳에 있으니 꼭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같이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하게 놀았었다. 그 이후 우리는 동심을 찾고자 할 때, 동심이 문득 그리울 때마다 동화마을을 찾게 되었다. 우리에게 여행 코스가 생겼던 것이었다. 자유공원 - 동화마을 - 차이나타운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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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친구와 동화마을 투어를 했었던 나는 취직이 되고 바빠지면서 동화마을을 자주 찾지 못하게 되었다. 이후 동화마을은 그렇게 잊혀가나 했었는데 남자 친구가 생기고 데이트 코스를 생각하던 와중에 동화마을이 떠올랐다. 친구와 좋은 추억이 가득한 곳을 남자 친구와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얼마 뒤 남자 친구와 함께 동화마을을 찾았었다. 몇 개월이 지나서 갔던 동화마을인데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변한 게 많이 없었던 동화마을이 고마웠다. 남자 친구를 가이드하면서 그때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천천히 돌아다녔다. 남자 친구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동화마을에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테마로 한 카페도 있어 함께 방문하기도 했었다. 원피스를 좋아했던 남자 친구가 특히나 동화마을에서 마음에 들어 했던 곳이었다. 경품 뽑기도 했던 우리는 피겨가 당첨되었고, 당첨됐던 피겨는 아직도 집에 잘 모셔두고 있다. 이때부터 이곳에 가면 시그니처 메뉴인 자장빙수는 꼭 먹고 오는 것 같다. 남편은 원피스 피겨를 구경할 수 있어 좋고, 나는 자장빙수를 먹을 수 있어 좋으니까 동화마을을 찾을 때면 여기는 꼭 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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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인생이 때가 많이 묻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송월동 동화마을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그리고 남자 친구가 지금 남편이 된 현재 우리는 아이가 생겼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다른 곳은 몰라도 송월동 동화마을만큼은 꼭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엄마, 아빠의 추억이 깃들어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굿즈나 간식거리 등이 많이 있기도 하고, 아이와 새로운 추억을 남기고 싶기도 하다. 또한 무엇보다도 찌든 나의 마음을 동심으로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는 것도 하루빨리 송월동 동화마을을 찾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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