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영유아 검진을 받고 나 서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달지연 소견을 받았을 때 아무래도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3차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검사를 받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서 먼저 방문했던 발달센터와 동네병원보다 더 먼저 예약을 했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대기자가 많아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했고, 그동안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발달센터와 동네병원을 다녀왔었던 것이었다. 3차 병원 예약 날이 다가왔고, 직장에 남편은 휴가를 냈고, 나는 반차를 내어 오전 진료를 받고 왔다. 우리가 예약한 선생님이 오전 진료를 보신다고 하셔서.
병원에 도착했는데 예민한 우리 아이. 분위기, 환경 이런 게 뭔가 다르다는 게 느껴지나 보다. 어쩜 병원에 차를 주차하고 건물에 다다르자마자 귀신같이 울음을 터뜨리던지. 계속 안아달라고 매달리기도 했었다. 평소에는 잘 걸어 다니고, 뛰어다니고 하는 아이인데 갑자기 걷지 않겠다며 무조건 안아달라고 울면서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이를 계속 안고 있으려니 팔이 아팠지만 그래도 안겨있을 때만큼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를 보면서 잠깐잠깐 내려놓다가도 다시 번쩍 들어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진료를 예약한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의사 선생님 진료를 보러 가자마자 의사 선생님은 "엄마 아빠가 작성하는 설문지로 아이의 발달장애, 발달지연을 의심하는 것이지 이게 옳다고 할 순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를 지켜보겠다고 하셨고 아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셨다. 우리 아이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키보드를 두드리시는 걸 보고 갑자기 선생님 쪽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탐색하기 위해 안아서 키보드를 두드리게 해 주셨고, 사탕도 주셨다. 자칫 곤란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이에게 굉장히 자상하게 잘 대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명의는 명의신가 보다 했다. 그동안 다녀왔던 발달센터와 동네병원 2곳과는 달랐다. 선생님은 그러고 나서 내게 몇 가지 질문을 하셨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지, 심부름은 하고 있는지, 미디어나 시청각 자료를 자주 보여주는지, 어린이집에서는 아이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등 질문을 하셨다. 그리고 나는 요즘 아이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서 아이가 현재 24개월이니만큼 두 단어 이상의 말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말을 하질 못하니 아이의 발달검사를 진행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심부름도 시키고, 검지 손가락 포인트로 가리키면서 아이에게 알려주고, 단어카드를 해주고, 블록 쌓기 놀이도 해주라고 조언해주셨다.
진료가 끝나고 다음 스텝인 발달검사 예약을 진행해야 하는데 대기가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리고 예약전화를 받으면 그때 예약을 해야 된다고 안내를 받았다. 안 그러면 뒤로 밀릴 수도 있다고. 발달 검사지의 항목을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동네병원에서 받았던 검사지의 항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가 병원에 오는 걸 너무 스트레스받는 모습을 보면서 동네병원에서 나오는 검사 결과를 토대로 3차 병원으로 발달 검사를 또 받으러 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생각이다. 미디어를 끊고 난 뒤 아이가 너무 발전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이기도 하고, 병원을 가는 걸 너무 스트레스받아하는 것 같아 또 예약하는 게 겁이 나기도 했다. 조금씩 노력했을 때 아이가 많이 성장한 게 눈에 보여서 앞으로도 노력하면 아이가 더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번에 처음 병원에서 발달지연 소견을 듣고 찾아봤을 때 말할 준비가 다 될 때까지 말을 안 하고 말할 준비가 되면 그때 하기 위해 기다리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고 들었다. 우리 아이도 그런 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우리 아들 녀석, 곧 말문이 트일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