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치료 수업 시작 후 한 달

by 방구석여행자

인지치료 수업을 시작하고 어느새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한 주 한주 지나면서 변화된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이제 저금통에 동전 넣기는 식은 죽 먹기라는 듯 곧잘 하는 아들 녀석. 저금통을 사면서 같이 들어있었던 플라스틱 동전으로는 너무 금방금방 넣어서 더 많이 연습시켜주고자 어린이 은행놀이 종이 동전을 추가로 샀다.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건 좋은데 동전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넣으면서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들을 보였다. 역시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너무 많이 해도 좋지 않구나.


꼭지 퍼즐은 처음엔 싫증내고, 몇 번 맞춰보다가 뜻대로 안 되면 바닥에 던져버리곤 했었는데 그래도 거듭되는 연습에 아직 완전히 잘 하진 못하더라도 꼭지 퍼즐에 관심이 많이 생겼고, 도형 조각과 퍼즐판에 맞는 곳에다가 탕탕 치면서 하나씩 맞춰나가는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아들 녀석이 대견하다. 꼭지 퍼즐도 다양하게 연습을 시키고자 도형 버전, 숫자 버전, 과일 버전 이렇게 3가지 버전을 샀는데 도형 버전을 계속 연습시켜주었더니 도형 버전은 곧잘 해낸다. 도형 버전을 잘 해내길래 내친김에 숫자 버전을 도전했는데 숫자 버전은 아직 낯설기만 한 지 바닥에 던져버리기 일쑤다. 그도 그럴 것이 숫자는 아직 모르니까. 나중에 차근차근 하자.


주로 인지치료 수업시간에 동전 넣기와 꼭지 퍼즐을 진행했었는데 피나는(?) 연습의 결과 동전 넣기와 꼭지 퍼즐은 웬만큼 한다고 선생님도 생각이 드셨는지 다음 스텝의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바로 양손 사용 연습. 양손을 사용하도록 한 손에는 막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 고리를 끼우는 연습을 진행했는데 막대를 잡고 돌아다니기만 했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한 손으로 뭔가를 하는 게 더 편한 듯하다는 아들 녀석. 계속 양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손에는 막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 고리를 끼울 수 있도록 연습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라고 가정에서도 연습을 독려하셨다.


아들 녀석 집에 있는데 갑자기 가만히 있다가 화장실을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일어나면 화장실에서 소변을 뉘어준 노력이 빛을 발하는 건지 갑자기 화장실 달려가는 일이 빈번하게 생겼다. 그때마다 바지를 내려 소변을 뉘어주면 하는 아들 녀석이 기특하다.


인지치료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 수업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또 발전된 모습도 많이 보이는 우리 아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못한다고 하는 게 많았는데 수업을 진행할수록 선생님께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들으니 그래도 나도 엄마로서 못해줬던 점 배우고 해주게 되어 뿌듯하다.


그리고 인지 수업, 감각통합수업 둘 다 선생님들이 좋은지 병원 오는 걸 마치 놀이터 오듯 제법 잘 다니는 아들 녀석을 보면서 병원이랑 잘 맞아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이따금 들었다.


오늘은 인지 치료 수업이 끝난 후 수업받은 지 한 달이 지나 아들 녀석의 상태가 얼마나 호전되었는지 점검차(?) 원장 선생님 진료도 받으러 갔다. 원장 선생님 진료는 마치 무언가를 잘못해서 혼나러 가는 듯 떨리고 긴장된다. 원장 선생님을 뵙고, 조금씩 발전된 아들 녀석에 대해 착각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꺼냈다. "마, 빠로 조금씩 엄마, 아빠도 하는 듯합니다."

원장 선생님께 진료볼 때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원장 선생님은 내게 호랑이 선생님 같으시다. 당근에 인색하시고, 채찍을 휘두르신다. "지금 개월 수에 두문장 이상 말해야 합니다. 좀 더 말을 시키시고, 사물의 역할을 알려주면서 흉내를 내주세요."


키보드를 좋아하는 하민이는 키보드 앞에 앉아계신 선생님에게 자꾸 안아달라고 졸라서 엄마, 아빠와 선생님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었다. 기저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심부름도 하고 있고, 스스로 식탁에 앉아 밥도 잘 먹고 있다고도 했더니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신 선생님. 처음으로 당근을 받은 것 같았다. 당근을 받아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차리신 건지 그래도 블록 쌓기나 한 손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말 조금씩 늘리기 등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고 다시 채찍을 주셨다. 긴장을 늦추지 말자는 말씀이시겠지.


지금처럼 계속 반복해서 활동해주면 눈에 띄게 좋아질 것만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빨리 말도 많이 해주었으면. 병원 진료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배변훈련도 조금씩 하고 있다고 우리 아들 조금 더 자랑할걸. 아쉬웠다.


2달 뒤에 진료를 예약해두었다. 2달 뒤에 뵐 원장 선생님과의 진료, 그때는 더 발전된 아들 녀석과 내가 됐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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