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수업 진행
인지 수업을 하러 왔다. 오늘은 인지 수업이 끝난 후 원장 선생님과의 진료도 받아야 한다. 원장 선생님과의 진료는 항상 숙제 검사를 받는 느낌이다. 떨리고, 긴장의 연속이다.
수업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던 우리는 아들 녀석이 지겨워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병원 앞을 서성였다. 수업 시간이 다다르자 교실 앞으로 들여보냈다. 아들 녀석의 수업이 끝난 후 어김없이 선생님과의 피드백 시간이었다. 우선 꼭지 퍼즐은 너무 잘하고 있다고 하셨다. 꼭지 퍼즐은 수업 시작부터 했던 활동이기에 이제 많이 익숙해진 듯 척척 조각을 맞춰내는 녀석이었다. 꼭지 퍼즐은 굳이 연습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보이면 스스로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너무 잘해주고 있는 아들 녀석.
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색깔 구분 같은 경우에는 지금 또래들에 견주었을 때 3개 정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3개를 구분할 수 없다면, 1개의 색이라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색 구분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럴 리가 없었다. 아들 녀석이 처음에는 파란색을 좋아했다가 요즘에는 초록색, 연두색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께 초록색을 좋아해서 초록색은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또한 어린이집에서 듣기로는 요즘에는 빨간색에도 관심이 있다고 들었기에 초록색, 빨간색은 확실히 구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속상했다. 선생님은 다음 시간에 색 구분하는 활동을 다시 진행해보겠다고 이야기하셨다.
수업의 말미에 집에서 가지고 갔던 장난감을 가지고 들어갔던 바람에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평소에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데 너무 정신없던 와중에 수업을 들어갔던 아들 녀석 때문에 장난감을 미쳐 달라고 하지 못했었다. 다음 시간부터는 다시 장난감을 엄마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인지 수업은 무사히 잘 진행되었다. 이제 나의 숙제인 원장 선생님과의 진료를 받으러 갔다.
원장 선생님과의 만남
약 두 달 만인가? 원장 선생님을 만나 뵀다. 원장 선생님은 아들 녀석을 보자마자 요즘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집에서는 어떤 방을 주로 탐색하는지 등에 대해 물어보셨다. 요즘 따라 우리 아들 녀석은 컴퓨터가 있는 창고 방으로 사용 중인 방을 계속 들락날락거린다. 키보드를 뚝딱뚝딱 치는 게 재미있나 보다. 이에 대해 원장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지난번에 원장 선생님을 뵀을 때의 일화가 생각이 났다. 지난번 원장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우리 아들 녀석은 선생님의 키보드를 만져보고 싶어 의자에 앉아 있던 선생님께 안아 달라고 하여 선생님을 난감하게 해 드렸던 적이 있었다. 선생님도 그때의 일화가 생각나셨는지 웃으셨다. 언어 치료 수업을 시작하게 된 만큼 원장 선생님께 인지 수업 중단에 대해 말씀드렸다. 아무래도 아이가 감각 통합 수업에 비해 인지 수업은 공부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보니 인지 수업에 약간 싫증 내는 것 같아 보이는 적이 몇 번 있고, 인지는 어느 정도 올라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언어 치료와 감각 통합 수업만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문제를 의논드렸는데, 선생님께서는 아직은 좀 더 해야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께서는 "같다"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낱말 카드를 봤을 때 동화책에서 사과 그림을 찾거나 진짜 사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안 되는 것 같았다. 내가 참 정보 부족인 것 같다. 정말 대부분의 발달이 24개월, 만 2세 이후에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는 말인 듯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나도 우리 아들 녀석 나이만 할 때 이런 걸 다 할 줄 알았을까? 인지 수업 끝난 후 돌아오는 피드백마다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들어서 이제 중단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섣불렀던 생각이었다.
감각 통합 수업은 아직 균형 잡는 연습이 필요하여 더 진행해야 된다고 하셨다. 언어 수업과 감각 통합 수업은 같이 진행되면 좋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기에 감각 통합 수업은 계속 꾸준히 해 줄 생각이었다. 또한 한 발로 혼자 서있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만큼 몸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겠지. 신발 신을 때 연습하면 좋다고 하셨다. 아직 우리 아들 녀석은 옷 입히고, 신발 갈아 신을 때 나를 지탱하고 서있곤 한다. 그밖에도 언어 수업 처음 진행하고 들었던 피드백의 내용인 심부름 해주기와 심부름을 두 단계로 나눠서 진행하고, 두 손을 포개고 "주세요" 등 여러 행동 따라 하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다음 두 달 뒤에 이전의 발달 평가가 너무 낮게 나왔었으므로 그동안의 발달 상황에 대해 재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이것이 진짜 숙제 같은 느낌이다. 할 게 많다, 우리 아들.
계속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꽃 피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