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수업, 그리고 새로운 언어 선생님과 첫 만남

by 방구석여행자

오늘은 처음으로 언어 수업 스케줄이 변동되어 인지 수업과 같이 하게 되었다. 언어 수업을 어린이집 가는 시간으로 변동되어 어린이집을 결석하고 가야 되면 어쩌나 했었는데 다행히 병원에서 스케줄을 잘 변동해 주었다. 어떤 아이는 어린이집을 빠지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스케줄을 변경해주어 난감해하는 모습도 보았다. 우리 아이는 다행이지 싶었다. 이대로 새로운 선생님과 잘 적응만 해준다면 좋겠는데 언제나 그렇듯 아이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차근차근 기다려봐야지.

늘 하던 인지 수업 시간이었다. 손에 힘이 있을 때는 "직선을 그어보자"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직선과 비슷한 선이 나온다고 하셨다. 그러나 아직도 낙서의 개념으로 끄적일 때가 많아 연습이 좀 더 필요하다고 하셨다. 블록 쌓기는 이제 5개 정도 쌓는다고 하셨다. 집에서 그동안 블록 쌓기를 여러 번 시도해보려고 했을 때 블록을 안 쌓겠다고 짜증을 부리기도 했었고, 쌓아 놓은 블록을 내던지기 일쑤였다. 그런 아들 녀석이 블록을 5개 정도 쌓았다는 말에 일단 대견했다. 그리고 6개째를 쌓아보자고 하시니 안 쌓을 거라고 짜증을 냈다고 하셨다. 첫 술에 배부르랴.


"어머님, 일단 또래 아이들은 6개에서 8개 정도의 블록을 쌓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모든 일에 있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어렵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가 이제 막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이제 시작했으니 앞으로 더 쌓을 수 있는 건 아마 식은 죽 먹기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긋기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수업 내용이 좋았다고 하셨다. 그래, 블록을 쌓기 시작한 게 어디야.

인지 수업이 끝나고 바로 새로운 언어 선생님과 첫 만남이었다. 아들 녀석이 처음에 조금 낯설어하며 쭈뼛쭈뼛했지만, 센스 있던 선생님께서 아기 상어 옷을 입은 걸 보시고는 아기 상어 노래를 틀어주셨다. 아기 상어 노래를 듣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선생님과 조금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들었다. 치료 수업을 할 때 선생님과 아이가 잘 맞아야 치료가 잘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지난번 선생님보다 이번 선생님과 왠지 더 수업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첫날이라 무리하지 않으셨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집에서 아들 녀석이 자주 이야기하는 단어가 무엇이 있는지 물으셨다. 요즘 "아", "오", "이" 등의 발성을 한다고 말씀드렸다. 또한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이나 하고 싶은 무언가 있을 때 손으로 가리키는 포인팅이 부쩍 늘었다. 처음엔 "주세요" 하면 줄 거라고 이야기할 때 짜증을 내곤 했었는데 이제는 손을 내밀기도 한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아들 녀석이 "주세요"가 어려울 수 있으니 "줘"라고 간단하게 표현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팁을 주셨다. 집에서도 잘하고 있다고 격려도 해주셨고, 무엇보다도 아이의 집에서의 언어 발달 노력과 지금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하려고 하시는 모습도 좋았다. 새로운 선생님과의 첫 만남의 시작이 좋았다. 선생님과 빨리 친해져서 빨리 말문이 트였으면 좋겠는데, 엄마의 욕심일까?

처음이라 많이 낯설어할 줄 알았던 언어 수업이 순조롭게 끝이 나서 마음이 놓였었다. 안 그래도 지난번 언어 선생님과 수업을 중단하면서 새로운 선생님과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이전 선생님의 말씀처럼 새로운 시작을 잘했던 것 같았다. 앞으로는 언어 수업에서도 울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도 한시름 덜었구나 싶기도 했다. 하루빨리 "엄마"라고 불러줄 날을 고대하며, 엄마도 열심히 노력을 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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