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영유아 아이들의 기저귀를 떼는 시기는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때에 따라 이걸로 부모가 욕심을 내면 안 되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경우 더더욱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육아정보서에서 봤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가 워낙 발달이 느렸기에 배변훈련도 천천히 하자 싶어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있었다.
20개월 정도부터 시간마다 체크하여 화장실을 데려갔었다. 일종의 예행연습정도로 생각했다. 이때 잘하면 계속하는 거고 못해도 그만이었다. 몇 번 해보니 아들 녀석 통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아직 준비가 된 것 같지 않아 다시 배변훈련은 중단을 했었다.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을 해 배변훈련은 뒤로 미뤄졌었다. 계속 시간은 갔다.
‘아이가 배변훈련 준비가 언제 되는 걸까?, 언제쯤 대소변을 가릴 수 있는 걸까?’
말문이 트이지 않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했을 뿐, 배변훈련도 티는 안 냈지만 늘 불안했었다. 두 돌이 지나고도 아들 녀석은 대소변을 가릴 생각이 영 없어 보였다. 시간을 체크하여 한 시간마다 손잡고 화장실 가기를 시도해보았지만 내가 여차하여 한 타임 놓쳐버리면 기저귀에 그냥 싸버리게 마련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러한 훈련이 빛을 발했던 것일까? 시간을 체크하여 화장실을 갔는데 기저귀가 보송보송했고 화장실에서 쉬를 시키니까 소변을 했었다.
‘아 이때구나, 이제 준비할 때가 되었구나’
인터넷을 찾아보니 영유아 사이즈의 팬티가 있었다. 기저귀를 떼기 위해 일반 팬티를 입혀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반팬티를 사서 입히자마자 실수연발이었다. 처음이었으니까 실수연발이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한 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을 데려갔었는데 그 시간을 놓치기라도 하면 또는 한 시간이 되기도 전에 참지 않고 바로 바닥에 싸고 말았었다. 팬티가 젖는다는 느낌도 모르던 때였다. 그때마다 나는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쉬랑 응가는 화장실에서 하는 거야. 화장실 가고 싶을 땐 엄마를 불러줘”
실수로 흘린 쉬로 흥건한 마룻바닥을 닦아내길 몇 번 반복하다가 배변팬티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일반팬티는 한 번만 실수해도 팬티가 젖고 마룻바닥에 쉬가 다 흘러버리는 반면에 배변팬티는 이중 또는 최대 6중으로 되어있어 아이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금방 마룻바닥에 흐르지 않는 것이었다. 일종의 안전장치와도 같았다. 대신 배변팬티에 실수를 할 경우 아이가 약간 축축함을 느낄 정도로 젖기때문에 금방 쉬를 했다는 걸 알고 화장실로 달려간다고 들었다. 이거다 싶어 몇 장 구매해서 곧바로 연습에 돌입했다. 배변팬티를 입고 연습을 하니 확실히 기저귀나 일반팬티를 입고 있었을 때보다 실수하는 빈도수가 적어졌고 아들 녀석이 화장실에 데려가는 시간까지는 쉬나 응가를 참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방에서 놀고 있다가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가던 아들 녀석이었다. 따라가서 팬티를 벗어주니 소변을 했었다.
’아 이제 드디어 가리기 시작하는 건가?‘
약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본인이 하루에 한두 번 화장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조금 부족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조금씩 가리는 것 같아 조금만 노력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원래부터 배변훈련을 조금씩 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열심히 배변훈련을 하게 된 데에는 지난 유치원설명회에 다녀와서였다. 한 유치원설명회를 갔는데 어떤 엄마가 원장선생님께 물었다.
”기저귀를 못 떼고 입학해도 될까요? “
”어머님, 그래도 기저귀는 떼고 와주세요 “
헉 했다. 그리고 같이 갔던 아이와 또래친구의 엄마는 본인의 아이는 기저귀를 뗐다고 했었다. 우리 아들 녀석은 기저귀를 못 뗐는데 그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3차 영유아 검진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물어보셨다.
”혹시 대소변은 가리나요? “
”화장실을 데려갈 때까진 참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가끔 화장실 가고 싶으면 달려가는 정도예요. 막 가리는 것 같진 않아요. “
”그래도 그 정도면 금방 가리겠네요. “
“가릴 듯 안 가려 지네요 선생님”
“에휴 다 벗겨놔야 빨리 가리는데”하시며 말끝을 흐리셨던 의사 선생님.
이전에 부모님도 시원하게 다 벗겨놔야 빨리 가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었다. 진작 여름에 더울 때 훌러덩 벗겨놓고 가릴걸 이라며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요즘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다 벗겨놓고 있는다는 게 망설여졌었지만 집에 보일러를 따뜻하게 해 놓고 다 벗겨놔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일단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했기에. 그래서 그날부터 다 벗겨놨었다. 과연 결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 화장실로 달려가던 아들 녀석은 혼자 쉬나 응가를 하고 나오거나 쉬나 응가가 마려울 때마다 내 손을 잡아끌고 같이 화장실을 갔었다. 신기하게도 손을 끌고 갈 때마다 쉬나 응가를 척척 했었다. 곧잘 해내는 아들 녀석이길래 팬티와 바지를 입히고 다시 화장실 가기를 시도해봤었는데 그만 팬티와 바지에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래도 화장실 앞에서 바지와 팬티를 벗는 동안 실수를 했었기에 기특하다고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마룻바닥을 닦는 것보다 팬티와 바지를 빨래하는 편이 더 나았으니까. 희망이 보였으니까. 그런데 아직 옷을 입고는 대소변을 가리기 힘든 것 같아 다시 바지와 팬티를 훌러덩 벗겼다. 그리고 몇 번 더 연습을 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지를 입혔고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게 되었다. 요즘 아들 녀석은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면 내 손을 잡아끌고 바지를 내려 쉬나 응가를 한다. 집에서는 이렇게 많이 발전을 했다.
그러나 아직 어린이집에서는 준비가 안된 모양이다. 지난번 선생님과 상담을 할 때 어린이집에서의 배변훈련은 어떤지 선생님께 여쭤봤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신호가 없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다른 친구들이 화장실 가고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걸 유심히 관찰한다고 하셨다. 어린이집은 아무래도 집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어머님 저도 xx이 제가 기저귀 떼주고 싶어요. 저도 노력할게요. 아직은 어린이집에서는 준비가 안된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집에서처럼 밖에서도 기저귀를 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파이팅 해보자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