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이라고 하긴 뭐 하지만 엄마와 함께 친정집 근처에 있는 자주 가던 브런치카페를 찾았다. 음식을 먹으면서 몽글몽글했던 여행에서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음식과 여행, 두 가지 다 좋아하는 나라서 그런가.
SNS를 보다가 그 카페에 당시에 먹고 싶었던 메뉴가 있길래 엄마에게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갔었다. 그 카페에는 테라스가 있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테라스에 앉기에는 살짝 추운 겨울이었어서 그랬는지 우리가 좋아하는 테라스 자리는 비어있었다. 카페 문을 열고 직원분께 여쭤보았다.
“혹시 테라스 자리에 앉아도 될까요?”
“괜찮으시다면요. 그러나 춥지 않으실까요?”
“괜찮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겨울치고 따뜻했던 그날의 날씨에 엄마와 나는 주저 않고 테라스에 앉았었다. 오히려 카페직원분이 추울 것 같다며 더욱더 우리를 걱정하며 담요와 따뜻한 물을 가져다주었다.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주문하려 하는데 그 카페를 오랜만에 방문했던 이유였던 먹고 싶었던 그 메뉴는 아쉽게도 이미 솔드아웃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어찌나 부지런했던지 나름 서둘러서 간다고 갔던 거였는데. 아쉬운 마음에 언제 다시 맛볼 수 있느냐고 물어봤었지만 한정판매 메뉴였던지라 아마 다시 맛보기 힘들 거라고 했었다. 내 바로 앞에서 솔드아웃이 됐다는 말을 들어 더욱더 아쉬웠지만, 한발 늦어버린 날 탓해야지 누굴 탓하랴.
어쩔 수 없이 대체메뉴로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오늘의 수프메뉴를 주문했었다. 그날의 수프는 바로 흰살생선수프인 레몬크림대구야채수프였다.
시간이 좀 지나자 주문했던 따끈따끈한 수프메뉴가 나왔다. 딱 보자마자 흡사 핀란드 헬싱키로 여행 갔을 때 처음 먹었던 연어크림수프가 생각이 났다. 같은 흰살생선도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그때 먹었던 연어크림수프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같은 크림수프라 비주얼이 비슷해서 그랬던 걸까. 그때 당시에 핀란드 헬싱키 여행 중에 먹었던 연어크림수프는 그냥 그저 그런 맛이었다. 이렇게 생각날 정도의 맛이 아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입맛이 변하고, 추억은 아름다워졌다. 흰살생선으로 만든 레몬크림대구야채수프를 맛있게 먹으니 그때 그 연어크림수프도 왠지 다시 가서 먹으면 엄청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게 이름이랑 분위기, 맛 모든 게 다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