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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Apr 14. 2023

고즈넉한 한옥이 인상적이었던 카페홀리 방문기

지난주는 벚꽃이 한창 만발했었다. 지난주 중반 비오기 전까지는. 원래 엄마와 벚꽃을 보러 가기로 계획했던 일정은 지난주 중반이었던 수요일이었다. 그러나 그때 우리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있었다. 다름 아닌 비 예보. 비가 오면 꽃잎이 다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황급히 일정을 바꿨다. 그래도 명색이 인천의 벚꽃으로 유명한 명소중 하나인 인천대공원을 가는데 벚꽃은 봐야 하지 않겠나.


엄마와 나는 인천대공원을 가기 위해 인천지하철 2호선을 타고 인천대공원역에서 내렸는데 역시나 벚꽃시즌답게 인천대공원역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인파를 자랑했었다. 인천대공원역에서 걸어가는 길에는 분홍색 벚꽃 잎이 탐스럽게 열린 벚꽃나무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우리처럼 이런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공원은 북새통이었다. 여기저기 벚꽃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매년 보는 벚꽃이지만 볼 때마다 벚꽃은 왜 이리 예쁘고 해마다 감동과 여운은 왜 이리 다른 건지. 눈에 담은 것처럼 오랫동안 예쁘게 간직하고 싶어서 나도 엄마와 함께 사진을 마구마구 찍었다.

엄마와 내가 벚꽃 말고 인천대공원을 찾았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인천대공원에서 벚꽃을 만끽하며 산책한 후 근처에 있는 카페를 가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번에 가보려다 시간이 없어 계속 방문을 미뤘던 카페홀리.

처음 지나가면서 봤을 때 너무 과하지 않고 고즈넉했던 한옥건물이 마음에 들어 꼭 와보고 싶었는데 ‘언제 와볼 수 있을까?’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렇게 벚꽃이 완연할 때 엄마와 함께 오게 되었는데 인천대공원 자체에도 벚꽃놀이를 온 사람이 워낙 많았던지라 카페에도 사람이 많아 못 가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이 걱정은 기우였다. 카페홀리에 도착했을 땐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카페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참 다행이었다. 눈치게임 성공이었다.

카페 내부도 마음에 들어서 여기저기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함께 갔던 엄마가 “주문부터 하자”라고 하셨다. 머쓱해진 나는 메뉴를 고르고 어느 자리에 앉을지 고민을 했다. 자리가 하나같이 다 마음에 들어서 어디를 앉아야 하나 선택하기 힘들었던 우리 모녀였다.


“엄마! 우리 어디에 앉아야 할까? 자리가 다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

“그러게....... 아 여기에 앉자 딸!”


그러던 와중에 엄마의 반가운 외침이 들렸다. 카페 뒤쪽에 비닐하우스 돔 야외자리와 천막 자리가 있었는데 비닐하우스 돔 자리는 그때 당시에는 너무 더울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의 최종 선택은 천막 자리였다.  

천막 자리의 마루에 신발을 벗고 앉아 엄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꼭 한적하고 운치 좋은 시골마을에 둘이 여행 간 것 같았다. 그러다가 우리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우리가 먹었던 점심이자 디저트 메뉴는 바로 한국식 디저트의 모음인 구운 가래떡과 크림치즈호두곶감말이, 앙버터모나카로 구성된 다과디저트세트와 이것만 먹기에는 양이 찰 것 같지 않아 브라운치즈크로플을 추가로 주문하면서 배를 채웠다. 평소에 곶감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명절에도 곶감이 있을 때 잘 안 먹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크림치즈와 호두를 곁들여서 먹으니 맛있었다.

탁 트인 운치 좋은 자리에 앉아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먹는 한국식 디저트는 꿀맛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공간에서 사랑하는 엄마와 함께라니. 눈과 입이 호강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엄마도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나중에 친구분도 데려오겠다고 하셨다. 엄마가 만족하시니 함께 간 나도 기뻤다. 나 또한 카페에 야외자리가 많이 있고 비록 우리가 먹진 않았지만 약과디저트도 있는 만큼 약과를 좋아하는 아들 녀석을 데리고 다음에 날씨 좋은 어느 날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났었다. 카페홀리에서의 시간은 카페 이름만큼이나 정말이지 홀리홀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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