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의 크리스마스 여행

by 방구석여행자

지난번 그림책방 마쉬에서 북토크가 끝난 후 그림책을 구경하다 첫눈에 반했던 그림책인 올빼미의 크리스마스여행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도 했었고, 책이 너무 예뻐 마음을 뺏겼다. ‘이건 당장 사야 해’ 하고 망설이지 않고 샀다가 크리스마스 때 읽으려고 아껴두고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들과 함께 봤다. 아직 말을 못 해서인지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아들. 그래도 읽어주었다.


제목 그대로 숲 속 가문비나무에 살던 올빼미가 사람들에 의해 자신이 살던 가문비나무가 베이면서 뜻하지 않게 멀리 떨어진 뉴욕으로 여행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나무가 뉴욕 시내 한복판에 설치될 때 사람에게서 발견되자 자신이 이상하고 낯선 곳에 와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무 안에 있던 올빼미를 사람이 구출하여 어느 집 새장으로 이동한다. 외로움에 밤에 소리도 내봤지만 소용없었다. 숲 속 고향이 그리워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올빼미는 마침내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시 숲 속에 돌아간 올빼미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고, 평온했고, 소리도 마음껏 낼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런데 그 행복감도 잠시 또 나무가 흔들리는 걸 느꼈고, 올빼미친구를 만나면서 끝이 났다.


집에 있던 올빼미가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에 의해 흔들리고 옮겨지고 자신의 뜻과 다르게 나무에서 구출되고 새로운 장소에 가게 되면서 경계하는 듯한 눈빛들에 주목했다. 그리고 올빼미가 느꼈을 불안, 공포, 외로움에 대해 생각했다. 아무리 이 그림책에서 찾아보아도 올빼미에게 새로운 장소에 대한 설렘은 없었던 걸로 보인다. 올빼미는 아마 ‘익숙한 환경을 좋아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면에서 올빼미를 보면서 낯선 걸 두려워하고 익숙한 것을 고집하는 우리 아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나는 잠시나마 그리웠던 뉴욕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너무 좋아해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어 있는 곳들을 찾아다닌다. 그런 면에서 트리에서 살아서 굳이 트리를 찾아다녀도 되지 않는 올빼미가 부럽기도 했다. 트리안은 어떨까? 무섭진 않을까? 아늑할까? 춥진 않을까?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나 궁금했던 건 마지막 장면에서 올빼미 옆의 가문비나무가 왜 흔들린 건지 궁금했다. 나무 아래에 멧돼지가 있었는데 멧돼지가 건드려서 그런 걸까? 아니면 보이진 않았지만 나무를 또 옮기러 사람들이 온 걸까? 나무가 흔들리자 올빼미 둘이 날아갔다. 외로웠던 올빼미에게 자신과 같은 처지의 친구가 생긴 것 같아 더 이상 외롭지 않을 올빼미를 생각하며 좋아 보였다. 흔들리는 나무에서 집을 잃고 또다시 새로운 숲을, 행복을 찾으러 날아간 거겠지?


이번 크리스마스를 돌아본다. 크리스마스에는 이렇다 할 특별한 추억이 없던 우리 가족이 크리스마스로는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본인이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낯선 장소에 사람도 붐벼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는 듯했지만, 언제까지 익숙한 것에만 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부딪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해 준 크리스마스였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앞으로의 우리의 앞날을 응원해 본다.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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