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멘콜렌 스키점프대
비겔란 조각공원을 갔을 때의 일이었다. 비겔란 조각공원의 꼭대기에서 살짝 보였던 세계 최초의 스키점프대로 유명하다는 홀멘콜렌 스키점프대. 스키점프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스포츠지만 동계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에서 어렴풋하게 들어본 종목이었고, 나는 <국가대표>라는 영화를 통해 이 종목을 알게 됐었다. 실제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스키점프대를 스키점프 강국인 노르웨이에서 희미하게나마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세계 최초의 스키점프대라니. 그렇게 희미하게 보이던 스키점프대를 열심히 눈에 담고 있었는데 가이드님이 솔깃한 제안을 하셨다.
"한번 가보실래요?"
안 가봤던 곳이라 구미가 당겼었고,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고 싶었던 마음이 살짝 요동쳤었다.
하지만, 다음날 일정이 첫 트레킹인 쉐락볼튼 트레킹이 예정되어있었고, 트레킹을 하기 전 머물 목적지인 리스 스타드로 가기까지는 오슬로에서 차로 6시간을 넘게 이동해야 했다. 비겔란 조각공원을 방문했던 시간이 늦은 오후 시간이었던 만큼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고로 홀멘콜렌 스키점프대까지 이동했다가 리스 스타드를 가기에는 추후 일정에 부담이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차라리 처음에 혼자 노르웨이 여행을 했을 때처럼 이곳에 대해 몰랐더라면 이런 아쉬움은 없었을 텐데. 홀멘콜렌 스키점프대가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게 되었다. 금방 다시 갈 수 있을 줄 알고 쿨하게 다음을 기약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가끔 비겔란 조각공원을 여행했을 때의 사진을 보다 보면 더불어 그때 가 보지 못했던 홀멘콜렌 스키점프대가 생각이 난다. 이렇게 여행을 못 나가게 될 줄 미리 알았더라면 '그때 무리를 해서라도 갔다 올 걸 그랬나?'라는 후회도 한다. 엄마와 가끔 노르웨이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그때 참 행복했다고 두고두고 생각하는 우리 여행의 약 2프로 정도의 아쉬움을 말하자면 시간에 쫓겨 엄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비겔란 조각공원을 둘러보지 못하고 왔던 점, 희미하게나마 보았던 홀멘콜렌 스키점프대를 가지 못했던 아쉬움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자유롭게 해외를 여행할 그날이 와서 노르웨이를 다시 간다면, 오슬로의 홀멘콜렌 스키점프대를 꼭 가 볼 것이다. 물론 그때 가 보지 못해 같이 아쉬워했던 엄마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