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생겼던 일.

by 방구석여행자


우리의 신혼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아이슬란드였다. 아이슬란드는 한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없는 나라였고, 많은 경유지가 있었지만, 나는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편을 참고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지로 골랐다. 약 10시간의 긴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네덜란드 공항에 도착했다. 네덜란드 공항에 도착하고, 출구까지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빠져 나왔고,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편에 나왔던 것처럼 남은 시간동안 암스테르담의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 지하철로 암스테르담중앙역을 향했다. 약 20-30분이 지난 뒤 우리는 드디어 꿈에 그렸던 암스테르담중앙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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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을 하고, 시내로 나가려던 찰나 갑자기 남편은 화장실이 급하다며 다급하게 나를 불러 세웠다.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고. 그러나 화장실은 유료였고, 우리의 지갑에는 현금이 없었다. 웬만한 북유럽 국가들은 소액결제로도 카드가 통용되기에 최종 목적지였던 아이슬란드만 생각을 하고, 남편이 여행을 떠나기 전 환전 이야기를 했을 때 굳이 환전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었는데 남편은 이런 상황까지도 미리 다 고려를 했었던 것 같았다. 화장실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겨우 돈을 인출 할 ATM기를 찾아냈지만, ATM기 오작동이었던지 돈을 인출하려는데 돈이 나오지 않았고, 되려 돈을 잃어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다른 ATM기를 찾아 돈을 뽑았는데 옆에 있어야 할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항상 함께 있을 것을 생각해 포켓 와이파이도 한 개만 대여했던 우리는 잠시라도 떨어져있으면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초행길에서 잃어버리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잃어버리다니. 눈 앞이 캄캄했다. 그때부터 여기저기 남편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남편이 무사하기만을 바랐다. 내가 놀랐던 건 생각도 안하고 너무도 태연하게 화장실을 다녀왔다는 남편. 말이라도 해주고 가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우리는 다신 떨어지지 말자고 이야기 했다. 남편의 화장실 전쟁이 끝나고, 우리는 비로소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암스테르담에서 때 아닌 야경을 구경했다. 새벽에 봐도 불빛 때문에 너무 아름다웠던 암스테르담중앙역. 궁전 같았던 비주얼이 눈길을 사로 잡았고, 운하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운하들도 많았다.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했던 게 그저 아쉬웠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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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거리를 걷는데 겨울이었고, 아직 해가 뜨지 않았던 시간이라 그랬는지 거리가 스산했고, 추웠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고 좋긴 했지만, 때론 심심하기도 했다. 심심함은 자꾸만 눈길이 가고 예쁘게 지어진 건축양식의 건물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어둑어둑 했지만, 가는 길에, 슬슬 배가 고파졌다. 무얼 먹을까 고민했는데, 우리의 고민이 무색하게도 아침에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많았다. 선택권이 별로 없었고, 익숙했던 맥도날드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옮겨졌다. 맥도날드로 가는 길에 어떤 흑인 남자가 우리부부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니?" , "여행목적은 뭐니?" 등등을 물어봤던 그 사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허니문을 왔다고 대답을 했는데, 옆에 있던 남편은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게 무섭고 낯설었나보다.


"그만 얘기하면 안돼?" 라고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살짝 귓속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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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대화를 마무리 하고,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이제 해가 점점 뜨기 시작했고, 커피는 가면서 마시기로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머무르는만큼 구경하고싶은건 많았고, 시간은 짧았기에 더 많이 보고 싶었던 나는 조급했다. 어둠이 사라지자 암스테르담의 매력이 더 잘 보였다. 도시 중간중간 걸으면서 보였던 운하들. 걸어다니기만 해도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곤함이 저절로 사라졌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봤던 풍경들이 내 눈앞에 있다니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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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암스테르담과 작별을 고하고, 우린 아이슬란드에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다. 그때는 해가 이미 떠 있었던 시간이라 밝았고, 사람도 많았고 활기찼다. 암스테르담을 처음 봤을 때와는 달랐던 느낌. 마지막은 최후의 만찬으로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었다. 물가가 비쌌던 아이슬란드에 비해 맛과 가성비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던 푸짐했던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에 남편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남편도 어느새 암스테르담의 매력에 반해버렸다. 짧았던 시간이었지만, 암스테르담에서의 추억도 많았고, 이 곳을 경유지로 선택했던 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너무 짧아서 아쉬웠던 네덜란드 여행 다시 또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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