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즐겼던 오슬로 시내투어

칼 요한슨 거리, 오슬로 시청사, 왕궁, 비겔란 조각공원

by 방구석여행자

오슬로 최대 번화가, 칼 요한슨 거리

엄마와 함께 맞은 오슬로에서의 첫 아침. 우리 모녀는 시차 적응에 실패했다. 엄마와 나 둘 다 자리만 뜨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습성 때문인지 피곤했지만 푹 잠들지 못했었고, 계속 뒤척이던 와중에 아침을 맞이했다. 뭉그적뭉그적 일어나 아침을 먹고, 가이드님과 일행분들을 약속했던 시간에 만났다. 이전에 혼자 이곳을 여행했을 때는 두 발로 다녔던 오슬로의 대표 관광지들을 가이드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엄마와 다른 일행분들과 이동을 했다. 차에서 내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한 뒤 처음으로 찾은 장소는 전 날 저녁 피곤함을 무릅쓰고 맛보기로 엄마에게 가이드를 했었던 칼 요한슨 거리의 중턱이었다. 오슬로에서 가장 번화하다고 알려져 있는 이 거리도 아침에 일찍 오니 한산했다. 마치 우리만의 세상인 냥 원 없이 걸었고, 구경했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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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참 예쁘다”

“엄마 앞으로 구경할 게 더 많을 거야”


엄마는 전 날 도착하고 바로 와서 구경하셨을 때는 낯설고 피곤하셨는지 감흥이 없으셨는데 아침이 되자 조금은 피로가 풀리셨는지 구석구석 살펴보며 감탄하셨다. 다음 장소로 가야 했는데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그건 아마 지금 이곳을 떠나면 언제 다시 이 거리를 또 걷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다음 일정을 위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어렵게 발걸음을 옮겨 다음 장소인 오슬로 시청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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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 오슬로 시청사

몇 년 만에 와보는 시청사는 반가움 그 자체였다. 슬슬 걸으면서 시청사 안을 구경하는데 가이드님의 설명이 부족했던지라 엄마에게 내가 알고 있는 오슬로 시청사의 정보를 알려드렸다. 특히 오슬로 시청사의 2층 구석에는 오슬로에서 유명한 화가인 뭉크의 <일생>이라는 작품이 그려진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그림은 시청사를 방문했다면 꼭 보고 와야 하는 그림이었기에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2층으로 올라가 제일 먼저 이 그림부터 찾아봤다. 함께 <일생>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그 그림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엄마에게 설명을 해드릴 수 있어 뿌듯했다. 엄마가 시청사를 구경하시면서 설명도 같이 들으니 너무 좋다면서 즐거워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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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엄마와 마주하며 이 그림을 감상하니 그동안 살아왔던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기분이 묘했다. 엄마는 이 그림을 보며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시간에 쫓겨 아쉬움이 남았던, 왕궁 그리고 비겔란 조각공원

시청사를 구경하고 나온 우리 일행은 이어서 칼 요한슨 거리 끝자락에 있는 왕궁을 거닐었다. 왕궁은 언덕 위에 있어 칼 요한슨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탁 트인 시내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상쾌했다. 왕궁 뒤쪽으로 걸으면 예쁜 정원도 있어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산책을 하고 싶었는데 아직 구경해야 할 것들이 많아 시간 여건상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다음에 엄마를 다시 모시고 와서 지금의 이 여행을 추억하면서 걸어보리라 다짐을 하며 어렵게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몇 군데 관광지를 더 둘러본 후 오슬로에서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비겔란 조각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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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비겔란 조각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몇 년 전에 혼자 여행하면서 봤었던 익숙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는 걸으면서 풍경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었는데 지금은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쳐버렸다. 엄마와 낙엽을 밟고 얘기하면서 이 길을 걷지 못했던 게 못내 아쉬웠다. 엄마는 예전에 왔을 때는 여기를 혼자 다 걸어 다녔던 것이었냐며 너무 예뻤겠다고 감탄하셨다. 그렇게 지난날을 추억하고, 회상하다 보니 어느덧 비겔란 조각공원에 도착을 했다.

원래 일정이었다면, 전날 저녁 도착하자마자 봤어야 했던 이곳. 그러나 나를 제외하고, 엄마와 다른 일행분들 모두 피곤했던 지라 도착했던 날은 자유일정을 했었고, 다음날에 오게 되었던 것이었다. 주말 늦은 오후라 그랬는지 공원에는 사람이 엄청 많았었다. 처음에 혼자 왔을 때는 평일 아침이었어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주말 늦은 오후라 그런지 공원에 사람이 엄청 붐볐었다. 여유롭게 산책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다른 오슬로의 관광지를 구경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겼던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구석구석 돌아볼 수 없었고, 인기 조각상 몇 개만 서둘러서 빨리 둘러봐야 했었다.

시간이 촉박했던 우리와 다르게 풀밭에 한가로이 누워 여유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부러웠다. 우리는 비겔란 조각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조각상인 모눌리트로 달려갔다. 모눌리트를 끝으로 우리는 오슬로에서의 시내투어를 마무리했었다.


오슬로의 주요 명소들을 돌아보기에 하루라는 시간은 많이 짧았었다. 시간이 많이 없어서 오슬로가 처음이었던 엄마가 주요 명소들을 속속들이 즐기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다음에 또 노르웨이를 여행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엄마와 함께 오슬로 자유여행을 와서 이전에 내가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우리 기회가 된다면 또 오자! 그땐 더 재미있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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