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터뷰

by 방구석여행자

달이 지구에 내려와 뉴스에서 인터뷰를 한다? 참으로 신박한 시작이었다. 밤하늘을 환하게 비춰주는 달. 우리를 항상 위에서 지켜봐 주고,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는 든든한 존재다.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달에게 소원을 빌어야지."라는 말.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은 달을 보고 각자의 간절한 소망, 소원도 빌어봤을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이러한 말을 들어봤고, 소원도 빌어봤고, 뉴스에서 명절에 보름달이 뜰 때면 달을 보고 소원을 빌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은? 달의 속마음이라면 이럴까? 달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그림책이다.


세계 최초 달과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아나운서는 달이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다. 달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태양열에 지구가 타지 않도록 지구의 자전축을 기울여주는 역할, 낮동안 줄어든 바닷물을 채우는 역할, 광합성을 하느라 힘들었을 나무들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하는 역할, 밤에 활동하는 동물들의 길을 밝혀주는 역할까지. 달의 역할을 설명해 주어, 정보와 지식적인 내용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 책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다음 아나운서의 도발(?)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해님보다는 덜 중요한 일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죠?"


이 말에 달이 발끈하지 않았나 싶었다. 달은 예전부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보름달을 보고 각자의 소망을 달에게 이야기했다. 나 또한 하늘을 쳐다봤을 때 보름달이 떴으면 아직도 손을 모아 나만의 간절한 소원을 빈다. 달은 이렇게 우리의 좋은 고민 상담소역할을 해왔다.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할 비밀 이야기도 달을 보며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이야기하면 약간 해소가 되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요즘 사람들을 보면 하늘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 하늘을 보는 사람, 앞을 보는 사람이 없다. 다들 시선이 아래로 떨구고 각자의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 달은 자신이 고민상담소 같은 역할이 없어지자 그 아쉬운 마음, 적적한 외로움을 하소연한다.


'사람들 각자의 고민을 들어주고 싶은데.'


스마트폰만 계속 보고 있는 각박한 우리 현대인의 현실을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고민을 털어놨으면 좋겠고, 소원을 빌어줬으면 좋겠는 달의 마음으로 빗대어 꼬집는 듯했다. 우연히 하늘을 봤을 때 환한 보름달이 떠있는 걸 보면 나는 여전히 소원을 빈다. 이 책의 달은 자신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데. 사실, 들어주는지는 모르겠다. 달을 보며 몇 년째 같은 소원을 빌고 또 빌고 있지만 내 소원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도 내 말을 들어주긴 하는 건지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다. 달에게 이야기하면 답답한 내 마음이 조금은 풀리니까 설사 이뤄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계속 이야기한다. 환하고 둥그런 달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기대고 싶은 엄마품처럼 해우소다. 이런 달에게 카운터펀치처럼 원투, 원투 자꾸 말하다 보면 언젠가 이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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