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올랐던 용마산과 아차산

그리고 더 많이 알게 된 등산의 매력

by 방구석여행자


모처럼만에 여유가 생겼었다. 그동안 했던 방구석 여행들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진짜 여행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오랜만에 생긴 시간과 여유라 그랬는지 무얼 할까, 어디를 가면 좋을까 고민이 많이 됐었다. 고민을 하던 나는 우연히 <서울의 추천 등산코스>라는 글을 보게 되었고, 산을 좋아하지만 평소에 등산을 하지 못했던 나는 '아 이거다' 하고 가고 싶은 산의 리스트들을 끄적였다.


그중에서 나의 픽은 용마산이었다.

인천이 집인 나에게는 용마산이 조금은 멀었다. 출근하는 남편을 따라 등산복을 차려입고 등산화를 신고 길을 나섰다. 핸드폰을 쳐다보기도 하고 정신을 놓았다가 용마산역에 내렸다. 용마산역에 내렸을 때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있어 등산로 입구까지는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심한 방향치인 나는 용마폭포공원까지는 찾아갔는데 용마산 정상(용마봉)은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용마산 정상(용마봉)을 올라가는 길이나 방법은 인터넷 지도로 봐도 모르겠었다. 멘붕이 시작되었다. 결국 지나다니는 등산객을 붙잡고 물어봤다. 평소에도 모르는 거 하나는 잘 물어보는 성격이라서 쉽게 물어볼 수 있었다.


"용마산 정상을 올라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직진하셔서 계단 나오면 그쪽으로 올라가면 돼요"


"감사합니다"


나는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등산객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돌아서서 향했다. 직진하다가 계단이 보이면 올라가라 했었는데 계단이 보여서 올라갔더니 그다음에 또 어떻게 가야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었다. 인천에서부터 1시간 반 지하철을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용마산 정상을 올라가는 방법을 몰라 돌아서야 하나 잠시 고민도 됐었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갈팡질팡 왔다 갔다 하다가 일단 올라가 보자는 생각에 올라갔고, 길이 보였고 사람도 보였다. 용마폭포공원을 관리하시는 분들이신 것 같았다. 두 번째로 물어보았다.


"용마산 정상에 올라가려면 어떻게 가면 될까요?"


"직진해서 쭉 가시다가 체육공원 같은 거 보이실 텐데 그 옆에 산 길이 있어요. 그쪽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길을 따라서 갔고, 정말 말씀해주셨던 대로 체육공원이 보였고, 그 옆에 산길이 있었다. 산길을 보자마자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에 안도했고, 등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곳곳에 용마산 정상(용마봉)에 대한 화살표와 표지판이 있어 등산로 입구를 찾을 때보단 훨씬 수월하게 등산을 할 수 있었다. 정상을 오르면서 곳곳에 보이는 서울이 신기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날씨는 너무 화창했지만 미세먼지가 심했던지 맑고 시원한 뷰를 볼 수 없었다. 뿌연 연기 같은 게 가로막는 듯한 느낌이 많이 아쉬웠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에 도착을 했다.

처음 오른 낯선 산을 혼자서 올랐다는 성취감이 있었다. 용마산 정상인 용마봉에 도착해서 바라본 뷰 역시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매력적이었지만 역시 미세먼지가 너무 아쉬웠었다. 그렇게 용마봉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아차산으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심한 방향치인 나는 또 한차례 멘붕이 왔다.


'아차산은 어떻게 내려가야 하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내려갔었다. 아차산 가는 길이 맞겠지 하고 나 자신을 믿었다. 그런데 믿으면 안 되겠다는 불길함이 무의식적으로 들었던 건지 갑자기 맞게 가고 있는 건지 확인하고 싶어 졌다. 지나가던 등산객 아저씨를 붙잡고 물어봤다.


"이쪽으로 가면 아차산 갈 수 있는 거 맞죠?"


"엥? 아차산은 이쪽이 아니고 저쪽으로 가야 하는데"


용마산 정상에서 내가 내려온 등산로가 아닌 다른 등산로가 있었다. 그쪽에 사람이 많긴 했었는데 그쪽은 아닐 거 같단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쪽이 맞았었다. 다시 용마봉을 올라가서 반대편 길로 내려가야 했었다. 어디서 왔냐는 아저씨의 물음에 조심스럽게 인천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저씨는 지하철 무슨 역에서 왔냐고 물으셨던 것이었다. 나는 용마산역에서 내려 폭포공원을 통해 올라왔다고 이야기를 했다. 인천에서 왔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이야기도 하셨었다. 그렇게 아저씨와 짧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용마봉을 경유하여 다시 아차산으로 향했다. 가다 보니 아차산으로 가는 팻말이 곳곳에 보였다. 나는 맞게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안도했다. 혼자 가서 조금 힘들었지만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차산 가는 길에 되려 내게 용마산은 이쪽으로 가는 게 맞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표지판을 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아차산을 도착했는데 정상은 어딘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길을 몇 번 헤매기도 했었다. 몇 번을 왔던 길만 도돌이표처럼 돌아다니다가 용기 내서 물어봤던 등산객이 제대로 길을 알려주어 아차산 정상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용마산과 아차산 정상에 대한 목표 탈환 후 나는 천천히 내려갔다. 아마 등산을 즐겨하는 사람들은 알 거다. 내려가는 게 더 힘들고 긴장된다는 것을. 옛날에 등산하기를 힘들어했을 때는 올라가는 게 너무 힘들고, 내려가는 게 재미있었는데 등산을 즐기게 된 다음부터 올라가는 길이 더 재미있고 이상하게 내려오는 길이 긴장되고 무서웠다. 내려오는 길에 문화 유적지라는 고구려 정도 보고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처음 올라갔던 산이었는데 방향을 잘 몰라서 길을 좀 헤매긴 했었지만 어렵지 않게 올라갔다가 내려올 수 있었다. 아차산과 용마산이 이어져 있어 두 산을 같이 오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주로 아차산에서 등반을 시작하여 용마봉까지 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디서 시작하든 그건 중요치 않은 것 같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음번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봤던 기억을 더듬어서 길을 헤매지 않고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는 정상을 오르는 성취감에서만 등산의 매력을 찾았다면 지금은 이 매력 외에도 산을 오르면서 보이는 멋진 경관들이 내가 차마 가보지 못한 세계들, 닿을 수 없던 세계들을 눈으로나마 담을 수 있다는 점, 세상은 아직 가야 할 곳은 많고 넓다는 것 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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