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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10. 2021

남편과의 첫 여행(3)

강원도 속초에서의 마지막 날

마침내 집에 가는 날이 되었다. 마지막 날의 여행은 소박하게 보내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는 바닷가가 있었는데 가볍게 그곳에서 광합성을 하기로 했다. 때마침 돗자리도 있었다. 하늘이 우리를 돕듯이 날씨도 화창했다. 딱 일광욕하기 좋았던 날씨. 남자 친구가 아침으로 요리를 만들어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첫날 숙소에 들어가기 전 마트에 들러 장을 봤던 우리. 남편이 준비한 메뉴는 바로 토마토 파스타였다. 파스타를 좋아하는 나를 위한 맞춤 메뉴였다. 면을 삶고, 야채를 썰고 소스를 볶고. 남자 친구가 요리를 해준다고는 했었지만, 같이 분담해서 준비를 했었다. 그저 요리를 해준다고 생각한 것 자체만으로 기특했다. 결혼을 하고 난 지금도 남편은 주말이면 요리를 전담한다. 한 끼를 먹을 때도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남편의 신념 덕택에 맛있는 요리가 주말마다 대기 중이다. 물론 설거지는 내 전담이지만.



손이 큰 남편 덕택에 아침을 맛있고, 든든하게 먹고 난 후 남편과 나는 돗자리와 맥주 한 캔씩 들고 집 앞의 바닷가로 나갔다. 아침부터 맥주였다. 이곳에서 쉬다가 바로 집으로 떠날 예정이었어서 아침에 맥주를 마신다 한들 큰 부담이 없었다. 매일매일이 이렇게 여유가 있으면 좋으련만.


남편과 나는 행복한 광합성을 끝내고 집으로 출발했다. 둘이 했던  여행. 처음이었기에 풋풋했고, 함께 음식을  먹고, 쇼핑도 하니 소꿉놀이하는 느낌도 났었다. 결혼하면 이런 기분일까 잠시 상상도 했었다. 원래 남편과 결혼을   2 계획은 천천히 갖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둘이서 알콩달콩 여행을  많이 다니고 추억도 많이 쌓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데 인생은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결혼하고     만에 아이가 생기면서 결혼하고 신혼여행 이후 여행 다운 여행을 가지 못했었다. 이제 둘만의 여행은 언제가 될는지 기약이 없지만, 아이가 조금 크고 나면 머지않아 아이와 함께하게  셋이서의 여행을 그려본다. 둘이서 했던  여행처럼 풋풋하고 좋은 일만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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