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앞두고 걱정이 가득했던 내게 동료가 건넨 말은 잘해보라는 말도, 힘내라는 말도 아니었다. 너무 애쓰며 살지 말라는 그 담백한 말이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무던히도 애쓰는 나를 바라봐 온 그녀였기에 할 수 있는 조언이었다.
세상에는 당연한 듯 보일 수록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 투성이다. 왜,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하는 것처럼. 너무 복잡하지 않게, 흘러가는 대로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애쓰지 않고도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애써도 중간은 갈까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일단은 습관처럼 애를 쓰고 본다. 중간에서 한 발자국 정도라도 더 가보려고.
내가 느낀 ‘너무 많이 애쓰지 말라’는 뜻은 이러했다. 노력하는 건 좋아. 하지만 고작 한 발자국 더 가자고 제자리에서 발구르기만 수 백번 해야 하는 경우라면, 오십 번 만에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발자국은 조금 더 쉬울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