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님께서 보내주신 1교 수정 작업 중.
아이패드로 몇 번 보면서 고치고, 어느 정도 되었다 싶으면 인쇄해서 다시 여러 번 본다. 고칠 게 워낙 많아서 '읽는다'기 보다는 '탐색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던 퇴고 작업을 지나, 이제는 제법 '읽는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 책이 얼른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조금 더 '책 쓰는 사람'으로 머물고픈 마음이 공존한다. 출간되는 순간부터 책은 작가의 것이 아닌 독자의 것이 되니까.
글 쓰는 건 늘 좋지만, 그중에서도 책 작업은 그 무엇보다 감사하고 소중하다.
내가 쓴 글이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는 법이다. 그러나 무수한 물음표와 싸워가며 외로이 쓴 원고가 어떤 출판사의 마음과 맞닿았을 때, 부족한 부분을 그들과 함께 메꾸며 독자를 향해나갈 때, 그럴 때 의구심은 점점 확신이 된다. 그 과정이 정말이지 벅차고 행복하다.
결국 책을 만들어가는 건,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믿게 만드는 작업인 것 같다. 유약해서 금방이라도 깨져버릴 것 같은 작가로서의 내가 차근차근 단단해져 가는 시간이랄까.
"지금도 작가이긴 하지만 더 본격적으로 작가이고 싶어."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그저 글 쓰는 사람보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나의 크나큰 욕심과 포부가 담겨있다. 책 작업을 할 때의 나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작가가 된다. 틀림없이 작가일 수 있는 이 시간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책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독자를 향해갈 수 있는, 그런 작가이고 싶다.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