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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함은 통한다

글 속에 저를 모두 담을래요.

by 온정

작년 11월, 미국 팝스타 Ariana grande의 'Thank you, next'가 발매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 전에도 이미 몇 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임에 틀림없었으나, 그녀가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도대체 이 곡이 어떻길래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을까?


<Ariana grande- Thank you, next 가사>

Thought I'd end up with Sean
But he wasn't a match
Sean이랑은 끝까지 갈 줄 알았어, 하지만 그와는 맞지 않았지.
Wrote some songs about Ricky
Now I listen and laugh
Ricky에 관한 곡을 몇 개 썼었어, 지금은 그 곡들을 듣고 웃곤 해.
Even almost got married
And for Pete I'm so thankful
거의 결혼할 뻔했었지, Pete에게도 난 참 고마워.
Wish I could say Thank you to Malcolm
'Cause he was an angel
Malcolm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할 수 있다면 참 좋겠어. 그는 천사였거든.

One taught me love
One taught me patience
And one taught me pain
한 명은 내게 사랑을 가르쳐주었고, 한 명은 내게 인내를 가르쳐주었어.
또 한 명은 내게 고통을 가르쳐주었지.
Now I'm so amazing
난 이제 굉장한 사람이 됐어
I've loved and I've lost
사랑해왔고 또 이별하기도 했지.
But that's not what I see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So, look what I got
그래서, 내가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봐봐.
Look what you taught me
네가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 말이야.
And for that I say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서 나는 얘기해.

Thank you next
Thank you next
Thank you next
고마워, 다음
고마워, 다음
고마워, 다음
(이다음에 올 사람에게도 미리 고맙다는 뜻)
I'm so fuckin' grateful for my ex
난 나의 전남자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가사 출처: 멜론 뮤직/ 번역: 본인


이 가사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전남자친구들이다.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여가수가 전남친들의 실명이 모두 들어간 곡을 낸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만약 대중들이 이 곡을 듣고, 인기를 끌기 위해 전남친들의 이름을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아마 이 곡은 노이즈 마케팅처럼 인기는 좋았겠지만 한참 동안 욕을 먹거나, 그녀에게 관심병 종자라는 이름표가 붙었을 것이다. 심지어 이 곡은 그녀와 2년 여간 공개 열애를 했던 전남자친구 '맥 밀러'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지 두 달 뒤 발표된 곡이었다.(가사 중 '천사'라고 표현된 malcolm이 바로 맥 밀러이다.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어도 이제는 할 수 없는 그녀의 심정이 그저 안타깝다.)


하지만, 이 곡에서는 그녀의 진정성이 명확히 느껴졌다. 그녀의 방황과 아픔을 알고 있는 팬들은 그녀의 진솔함이 담긴 음악에 움직였다. 발매 당시 티브이쇼에서 이 곡을 부르며 울먹이는 그녀를 보며, 나 역시 울컥했더랬다. 아름다웠지만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을 딛고, 덤덤히 성장하겠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모두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꺼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분명 진솔함을 알아본다. 나의 이야기를 더 진솔하게 꺼낼수록 사람들은 함께 울어주고 함께 기뻐해 주며 공감할 것이다. 그저 아리아나 그란데의 팬으로서 좋아했던 이 곡이, 내가 글을 쓰는 상황과 겹쳐지며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나 역시 공개적으로 글을 쓴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공간이 개인 일기장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 내 이야기를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 종종 들곤 한다. 하지만 솔직하면 할수록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 진정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볼 예정이다. 그것이 나의 치부이든, 나의 행복이든, 나의 슬픔이든 말이다.

진정성이 담긴 글은 분명 통할 것이라 믿는다.
진심의 힘을 믿는다.


오늘의 일상,

음악을 듣다가 문득.



커버사진/발톱에 낀 때까지 다 보여드릴게요. 아, 물론 농담입니다./ 필름 카메라 MINOLTA X-300으로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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