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깨끗해지는 청정 도시에서
난 요즘 방영중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다니엘 편의 애청자 중 한 명이다.
15년 전엔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 도시에서
어릴 적 친구와 상봉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오버랩되는 한 장면이 떠올랐다.
벅차면서도 행복하고 두근거리는 그 마음.
작년 이맘 때 쯤,
여름 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내가 머물고 있는 독일 근처 스위스로 잡았다는
나의 15년 지기 친구.
그렇게 스위스 취리히에서 상봉했던 너와 나.
자율 학습을 땡땡이 치고 나와 학교 옆 시장의
떡볶이 하나에도 행복했던 우리는
어느 새 대학을 졸업했고 번듯한 회사원이 되었고
(비록 이미 회사를 관둔 나는 백수였으나)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젊은 청춘이 되어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서로 바빠 자주 못 만났는데
서울도 아닌 무려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나
그 시절을 회상하고 있을 줄이야.
취리히는 순수했던 시절을 회상하기에
매우 적절한 장소였다.
마음까지 새파랗게 물들 것 같은 취리히 호수를
바라보고 앉아 실컷 수다를 떨기도 하고
서로 아무 말 없이 호수만 바라보기도 했다.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한 취리히 호수는
스위스에서 세번째로 큰 호수로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듯 했다.
15년 전처럼 둘이 팔짱을 쏙 끼고서 걷던 그 거리는
어딜 가도 낭만적이고 행복했다.
아마 너와 있어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도,
우리는 행복했던 그 날을 회상하고 또 회상하겠지.
원색의 색감이 찬란히도 빛났던 스위스 취리히.
그 도시가 유난히 더 생각나는 이유는
추억을 공유할 이가 있었기 때문일까.
역시 여행이란 행복한 추억의 집합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