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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g May 08. 2023

우리는 비행기로 셀프 이사했다

날씨 요정은 우리편!

2022년 12월 21일...


페낭에 가서 얼마나 잘 살려는지 겨울 소나기가 퍼붓는 제주도의 이른 아침...

4년 전 제주도에 처음 이사온 후부터 많은 도움 주신 이웃 어르신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러 와주시고 제주도에 정착하며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도 출근 전 빗속을 뚫고 마지막 인사를 위해 들러주는 모습에 괜시리 코끝이 찡해졌다.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 둘 것을 정신이 없어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온 게 두고두고 아쉽다. ㅜㅠ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가구와 가전제품이 갖춰진 풀 퍼니처, 풀 옵션이라 큰 짐은 없었기에  이사라고까지 하기는 민망하지만 페낭에서 바로 쓸 살림들을 최대한 챙겨서 출국 한다.

이민가방을 필두로 줄줄이 짐가방이 한가득!


다행히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나서서 공항까지 배웅을 해줘서 카니발 두 대로 제주공항까지 모두 싣고 떠날 수 있었다.  심지어 차 안에는 이른 아침 식사도 못하고 떠나는 걸 예상하고 챙겨주신 우리 가족을 위한 간식과 음료들까지... 우리가족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차에 챙겨주시는 그 마음에 심쿵... 이렇게 좋은 이웃들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퍼붓는 소나기가 참 야속했지만 제주에서의 마지막 모습은 이렇게 아름다웠다.


야속하던 그 비는 눈으로 바뀌고 제주도는 이튿날인 22일부터 폭설로 인한 모든 비행기가 결항되었다.  

심지어 그 여파는 그 다음날인 23일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쭉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제주 공항 -> 김포공항 -> 인천공항

인천공항 출발 베트남 호치민을 경유하고 쿠알라룸푸르(KL)도착하는  항공편으로 제주도에서 결항으로 발이 묶였다면 인천출발 베트남행 비행기까지 모두 날릴 뻔 했다.


이 정도면 날씨요정은 우리편!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택배서비스로 보내두었던 6개의 박스와 골프백3개를 찾았다.

인천공항 택배서비스는 공항까지 짐을 들고 이동하기 힘든 경우 이용하면 편리한 시스템으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면 내가 원하는 장소로 택배를 가지러 오고 인천공항에서 찾으면 된다.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최소 보관기간 기간이 지나면 보관료가 추가 부과된다.


인천공항에서 찾은 6개의 박스는 한번 재포장 작업을 거쳐 4개로 만들고 제주공항에서부터 들고 온 이민가방 2개, 대형 캐리어 2개, 중형 캐리어 2개, 사이드백 4개, 백팩4개 그리고 박스4개, 골프백 3개 추가...

우리는 이 모든짐을 비행기에 싣고 떠났다.




사실 해외이주를 결정하고 짐 옮기는 부분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을 했었다.


1. 컨테이너 포장이사

2. 택배 이사

3. 직접 들고 이사하기


컨테이너 포장이사

일단 컨테이너 포장이사는 가장 먼저 제외했다.

우리가 계약한 집은 가구와 가전제품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집이라 그렇게까지 큰 짐들은 없었기에 컨테이너가 필요하지도 않았으며 기본 이사비용이 800만원 안팎이라는걸 듣고는 가장 먼저 제외했다.


택배 이사

컨테이너 이사를 하지 않는 대부분의 분들이 이용하는 방법으로 페낭까지 추가비용을 합치면 20kg 정도의 우체국박스 한 상자가 7-8만원 정도이다.

박스로 보낼까 생각을 했으나 짐을 보내면 한 달 정도 후에 도착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바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그렇게 보내도 되겠다 싶었지만 그런 물건은 한박스 정도 되려나? 대부분의 물건들이 페낭에 도착해서 바로 사용해야 하는 물건들이라 이왕 가져가는거 한번에 다 가져가기로 했다.


그렇게해서 결정 한 게 비행기로 한번에 가져가기!


이 모든 짐을 싣을 수 있었던 건 베트남 항공의 비즈니스석이었기에 가능한 일...

우리는 비행기 이사를 위해 다량을 짐을 싣을 수 있는 비즈니스석 중 가성비 좋은 일정 및 항공사를 찾다가 베트님 항공을 찾아냈다. 물론 대한항공이나 말레이시아 항공의 경우 경유 없이 바로 올 수도 있지만 가격의 차이가 꽤 크기에 직항은 패스~!

경유를 하더라도 최종 도착지가 페낭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 노선은 운영을 안하는듯...

경유지인 호치민에서 화물칸으로 보낸 수화물을 찾지 않고 최종 도착지인 KL에서 찾는 다는 점에 감사하며 예약을 했다.




추운 겨울 날 더운 나라로의 이주...

겨울 옷은 따로 챙겨가지 않고 갈 때 얇은 긴팔 옷을 두 겹씩 입고, 바람막이를 입고, 경량 패딩을 입었다.

기온이 조금씩 바뀔 때 마다 하나씩 벗어 넣을 사이드백도 하나 챙겼다.  다음에 추운 겨울 날 한국을 가게 된다면 이 차림 그대로 입고 가는 걸로~!


우리가 원하던 짐도 모두 싣고

누워갈 수 있는 세상 편한 시트로 몸은 편하고

코스별로 나오는 기내식까지 1석 3조!

사실 이사 당일 새벽까지 짐을 정리하느라 거의 잠을 못 잔 나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기절...


기내식 타임도 놓치고 세상 달달하게 꿀 잠을 잔 후 뒤늦게 일어나 식사를 했다.  

식사 후 또 자고~ 또 자고~ 비행 시간 내내 숙면했다.

경유하고 갈아타는게 좀 귀찮기는 하지만 비즈니스석으로 하길 정말 잘했다며...


호치민 공항 근처 이비스 호텔
호치민 이비스 호텔에서 보이는 호치민 공항

호치민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 근처에서 1박 하고 다음날 KL로 떠났다. 수화물 짐은 모두 KL까지 연결되어 우리는 핸드캐리로 들고 탄 가방들만 들고 이동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

드디어 장작 1박 2일에 거쳐 KL도착


긴 여정의 마지막 여정이 남았다... KL에서 페낭으로...

장시간에 지친듯 짐 박스들도 자꾸만 굴러 떨어진다.


KL에서 페낭으로 가는 길은 미리 예약해둔 밴으로 움직였다.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여행사로 예약을 했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정말 많이 도와주시며 페낭살이 꿀팁도 전수해 주셨다.

사실 KL에서 페낭으로 건너 올 때도 중간에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는데 페낭에 들어오니 언제 그랬느냐는듯 맑음 맑음... 역시 날씨 요정은 우리편!


길고 긴 여행 끝에 다다른 우리가족의 첫 해외 정착지 말레이시아 페낭 도착!


어찌어찌 한번은 했지만 두 번 하라면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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