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떠나는 날
6월 10일 아침이 밝았다.
모든 이삿짐을 택배를 통해
제주도로 보내고
텅 빈 집을 바라본다.
우리 부부가 결혼을 하고
4년 동안 살았던 작은 원룸
이 작은 공간을 떠나 새로운
터전으로 삶의 공간을 옮긴다.
오전에 부동산 사무실에서
우리 집을 인수할 새로운 집주인과
마지막 잔금 계약을 마쳤다.
잠시 후, 나머지 잔금이 통장에 꽂혔다.
월급으로 한 번도 모은 적도
만져본 적도 없는 큰돈.
이제 이 돈은 우리 부부의 종잣돈이
되는 것이다. 이 종잣돈으로
우리도 새로 이사 갈 제주도 집
주인에게 잔금을 보냈다.
비로소 제주도 집은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태어나서 한평생을 살았던 서울,
당연하겠지만 그동안 결혼 전까지는
부모님 따라 여러 번 이사를 다녔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오로지 우리의 판단과 결정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
그것도 서울에서 제주로,
멀다면 먼 곳으로 말이다.
서울을 떠나기 전
부모님 집에서 점심을 먹고
인사를 드렸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우리는 작은 차를 타고
처음으로 비행기가 아닌
육로로 제주도로 간다.
560km를 가야 하는 먼길,
일단 배를 타야 하니
완도까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