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향한 나의 노래
당신은 이 나라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눈 덮인 알프스, 뾰족한 마테호른, 인터라켄,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이다.
어렸을 적, 책에서 스위스의 대표적인 명산인 마테호른과 체르마트 사진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실로 놀라울 만큼 매우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는 마테호른과 체르마트가 담은 사진 한장은 나의 스위스에 대한 기억을 커다란 영향을 주었고 한동안 스위스란 나라는 나의 로망이 되었다.
이것은 사실 우리의 유럽여행의 목표이기도 했다. 꿈으로만 상상해왔던 그 나라를 작년 여름 드디어 가게 되었다. 그것도 나 혼자가 아닌 결혼을 해서 아내인 슈빙과 함께 말이다.
프랑스 샤모니를 떠나 스위스로 가는 길은 매우 아름다웠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지만 멋진 알프스의 산들과 푸른 초원 아기자기한 예쁜집들 그리고 화창한 날씨까지
정말 이 나라는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님께 선물로 받아서 행복하게 누리면서 살고 있구나 생각하니 부럽긴 했다.
나는 스위스의 여러 명소 중에서도 정말 정말 가보고 싶었던 그곳은 바로
어렸을 적 내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던 그 아름다운 마을! 마테호른이 있는 체르마트는 나의 버킷리스트나 다름없었다.
나는 두빙카를 몰고 하루 종일 달린 끝에 꿈에 그리던 체르마트에 도착 했다. 가끔 이곳에 오는 꿈을 꾸곤 했는데 체르마트 마을에 실제로 입성하니 미묘한 감정이 교차했다.
사진 속에서 봐왔던 그 마을에 내가 진짜로 왔네!
실감이 나질 않는다. 내가 여기에 와 있다는 게...체르마트 마을은 사진 속에 봐왔던 그대로 정말 이쁘다. 마을 전체가 청청지역이라 일반차는 못 들어온다. 오직 전기차만 통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한 체르마트 주민들과 스위스 정부의 노력이 엿보인다.
알프스 3대 미봉 중 하나, 높이 4478m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의 자태가 매우 특이하고 아름다워 예부터 수많은 로고나 이미지에 활용되었다. 대표적으로 토블론, 스위브 등등 마테호른은 알프스의 수많은 산중 가장 대표적인 산이 아닐까?
아래 이미지들은 마테호른을 모델로
만들어진 유명한 로고다.
<토블론 초콜릿>과 <스위브 아웃도어 메이커>
마테호른은 알프스뿐만 아니라 스위스의 가장 대표적인
이 산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온다.우리도 그런 여행자 중 하나다.
체르마트에 가면 마테호른을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러개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전망대는
두 전망대 모두 마테호른을 감상하는데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진 전망대이다.
차이점이라면 고르너그라트는 산악열차와 하이킹을 통해 올라갈 수 있고 마테호른과 그 주변 알프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글래이서 파라다이스 전망대는 유럽에서 사실상 가장 높은 전망대중 하나이고(3,880m)마테호른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올라가는 방법은 하이킹과 케이블카가 있다.
둘 다 마테호른을 감상하기 매우 좋은 전망대인 만큼 여러 조건과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 하면 그것만큼 쉽지 않은 고민은 없겠지? 우리 부부 경우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를 선택했다. 돈과 시간이 있다면 두 곳 다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린델발트! 스위스 여행에 관심 많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는 봤을 동네 하지만 인터라켄의 명성에 가려 아직까진 한국인들에게 덜 알려진 동네 인터라켄에서 차로 50분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곳을 지나치고 융프라우요흐 전망대만 주로 간다.
Top of Europe이란 별명을 가진 융프라우요흐 전망대가 매우 멋진 건 사실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간 경유지로 지나치기엔 매우 아까운 동네가 바로 이곳 그린델발트라 생각한다.
주변에 3000m급의 알프스산들이 첩첩산중으로 둘러싸져 있어 구름의 이동이 빠르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날씨가 시시각각 변할 때가 많다.우리가 그린델발트에 있는 며칠 동안 비가 자주 내렸다.
주로 캠핑장에서 지냈던 우리에게 밤새 내리는 비는 걱정거리였다. 비가 많이 와서 텐트에 물이 들어 올까봐 걱정이 되어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았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요즘 텐트들은 방수 기능이 뛰어나서 물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면 사람 마음이 초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캠핑장 주인이 우리에게 마을버스 티켓을 줬다. 우리 같은 젊은 동양인 부부가 캠핑장에서 지내는 것은 흔치 않다며 티켓을 주며 아름다운 그린델발트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라고 한다.
캠핑장 주인아저씨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우리는 연신 땡큐 땡큐 외치며 캠핑장을 나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 없이 우리는 버스기사님이 이끄는 대로 간다.
으이곡, 버스는 어느 정류장에 멈췄다. 기사님이 우리에게 여기가 종점이라고 소리친다.우리는 종점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우리 앞에 펼쳐진 그린델발트의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어느 마을 버스정류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마도 내가 여태껏 가본 버스 정류장중 가장 아름다운 정류장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