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강원도? 가 있다.
히말라야 산자락에 위치한 마날리는 인도 북부 '하마찰프라데시 주'의 최대 휴양지이다.
해발 2000m 산자락에 위치해 있고, 올드 마날리와 뉴 마날리로 구성된다. 올드 마날리는 원래 마날리 지역을 말하며, 뉴 마날리는 마날리를 휴양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계획도시다. 보통 배낭여행자들은 숙소값이 싼 올드 마날리에 주로 머물지만, 근처 온천이 있는 '바시시'에도 제법 많이 있는 편이다.
마날리는 울창한 숲과 산, 시원한 계곡이 있어 자국인(인도)들도 많이 찾는 관광지다.
또한 북인도 최고의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하다.
흔히들 마날리를 인도의 스위스라고도 부르는데 내가 느낀 마날리의 모습은 스위스보다는
태백산맥이 있는 강원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강원도처럼 울창한
산과 숲, 계곡 그리고 이곳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올드 마날리와 뉴 마날리 중간에 커다란 숲이 있다. 이숲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다.
족히 수백 년 되어 보이는 셀수없이 많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산림욕 하기에
최고의 장소중 하나로 꼽힌다.
이 숲은 인도 정부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공원이다.
숲에 입장할 때 외국인들은 입장료를 받는다. 1인당 20루피
처음 한두번은 입장료 내고 들어갈 만 하지만 매일 그렇게 입장료를 받고
들어가자니 그 돈이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루피... 사실 몇백 원 밖에 안 되는 돈이여서 그냥
그려려니하고 입장료를 꼬박꼬박 내고 숲을 찾았다.
그런데 우연히 돈 안내고 들어갈 수 있는 일명 '개구멍'을 발견했다.
개구멍을 발견한 이후부터 우리는 자연스럽게 개구멍을 통해 숲 속에 들어갔다.
매일매일 누적되는 입장료 지출은 무시할순 없기에....
그래도 가끔 양심에 찔릴땐 정당한 가격을 내고 입장할때도 있다.
그렇게 해야만 나도 그나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니깐
숲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내 머릿속을
맑게 해준다. 여기서 돗자리를 깔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그래서 이 숲에는 산림욕 즐기러
온 우리 같은 여행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 원숭이를 마날리 숲에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 숲 뿐만 아니라 인도 웬만한
지역에 가면 원숭이를 마치 길냥이 보듯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숲에서 원숭이를 발견한 우리 슈빙은 신기해서 원숭이에게 접근한다.
그런데 원숭이가 우릴 경계하더니 이내 주변에 있던 동료 원숭이들을
부른다. 순식간에 우리는 원숭이 무리에 둘러싸였다.
그리고 이내 위협할 자세를 취한다.
깜짝 놀란 슈빙은 내 등 뒤로 물러섰고, 난 그 원숭이들을
얼른 내쫓아 버렸다. 그래도 원숭이들에게 물리면 위험하니
우리 주변에 접근하지 못하게 쫓아내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슈빙을 데리고 숲을 빠져나왔다.
원숭이들의 갑작스러운 위협 행동에 놀란 슈빙은 그 뒤로
숲에서 원숭이들을 봐도 가까지 가지 않았다.
마날리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윤 카페'라는 곳이 있다.
40대 후반 정도 돼 보이는 여성분이 운영하시는 식당 겸 카페인데 인도인과 결혼해
아들을 낳고 그곳에 터를 잡고 살고 계신다. 한국인 여행자들을 위해 올드 마날리 중심가에
윤 카페를 개업해 현재까지 한국인 여행자들의 아지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식당
하루는 윤 카페서 아침을 먹고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윤 카페 사장님이 우리에게 대화를 건넸다. 윤 카페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사장님께서 우리에게 이 지역 괜찮은 명소
몇 군데를 추천해 주셨는데 그중 하나가 '나가르'라는 지역이 있다.
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다고 한다.
작은 산속 마을이지만 러시아 출신 작가 '니콜라이 로에리치(Nicolai Roerich)'
이곳에 살면서 주옥같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사후 그가 살던 집은 미술관 겸 박물관
으로 개조돼 그의 생전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다음날 우리는 로컬 버스를 타고 현지인들과 뒤섞이며 나가르를 방문했다.
로컬버스 안의 풍경은 60,70년대 우리네 시골버스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버스 안내원'
하지만 인도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버스에 올라탄 우리는 중간에 엉뚱한 곳에 내려 헤매긴 했지만 무사히 나가르에 도착했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니콜라이 로에리치 갤러리를 가봤다. 니가르 마을 입구에서
한참을 올라가서 간신히 니콜라이가 살던 저택에 도착했다.
입구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데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다. 1인당 100루피
뭐 그래도 러시아 유명 작가가 이곳에 살면서 마날리를 배경으로
남긴 수많은 작품들은 정말 괜찮았다.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제 마날리로 컴백해야 할 시간,
마을 입구에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밖 풍경은 정말 강원도 시골길을 연상시켰다.
가끔 인도에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길에서 염소와 양 떼를 몰고
가는 목동들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인도에서는 시골뿐만 아니라
델리나 콜카타 같은 대도시에서도 이런 광경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마날리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사과생산지다. 마날리에서 생산된 사과는
인도 전역에 유통되기 때문에 마날리 지역에는 사과 도매시장이 활성화돼있다.
그리고 사과 못지않게 유명한 이 지역의 특산품! 바로 사과주스가 매우 유명하다
그래서 마날리 가면 사과주스를 꼭 마셔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아시아 사과주스 챌린지에서 3위를 할 만큼 맛과 품질이 보증됐다.
우리는 마날리 시내 어느 상점에서 그 유명한 마날리 사과주스를 한입 마셔봤다.
마셔본 사람으로서 내 입장은 일단 맛있다. 그런데 너무 기대를 했나...?
기대만큼의 맛은 아니어서 약간 아쉬운 정도...?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니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시길, 하지만 사과주스로서의 기본 맛은 인정한다.
3주간의 라다크 여행을 마치고 야간 버스를 타고 마날리로 내려갈때 일이다.
하룻밤 사이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험한 길을 우리는 내려가야 했다.
마날리로 내려가기 며칠 전 사고 소식을 접했다. 승객을 오버 탑승해서
마날리로 내려가던 미니버스가 커브길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 떨어져
6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3일 뒤면 우리도 미니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이 버스 외엔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걸어서 내려가는
것 말고는... 결국 우리의 안전을 하나님의 가호에 맡길 수밖에 없다.
다행인건 사고로 인해 버스기사들도 안전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
버스에 정원 이상이 탑승 못하게 막고, 기사들의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조수석에는
예비 기사 한 명이 탑승해 기사와 계속 대화를 한다.
그래도 며칠 전 사고 소식때문에 우리의 불안감은 떨쳐낼 수가 없다.
하지만 어쩌겠나 운명에 맡기고 우리는 가야 할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으이곡, 출발한 미니버스는 밤새 험한길을 조심히 달렸다.
그리고 무사히 마날리에 우리를 내려다 줬다.
다행이다.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게 허락해주신
주님의 은혜에 저절로 감사기도가 나왔다.
우리 인생에 앞으로 또 이렇게 위험하고 험한길을 갈일 있을까?
하지만 언제가 다시 이런 험하고 위험한 길을 감수하고 여행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난 믿는다.
그분께서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라는
이것은 우리 인생길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사는 인생의 길이란 늘 꽃길만
걸을 수 없다. 때로는 험하고 거친 길을
가야 할 때가 분명 온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다.
아래 사진들은 레에서 마 닐리로 내려갔던 18시간의 이동시간 동안
카메라로 라다크의 담은 풍경이다.
마날리에서 일주일은
평범한 여행의 일상의 연속,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윤 카페에 가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모닝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과
먹고, 마시고, 같이 놀고
온천욕도 하고
처음으로 패러글라이딩
에 도전해보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고
지극히 평범한 여행 일상이지만
여행을 마치고 난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마날리에서 추억은
그립기도 하지만 기대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