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하이킹 여행을 계획하면서 찾아온 두려움
아이슬란드 여행이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나의 기분은 어떨까? 아무래도 여행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으니 설레는 기분이겠지? 물론 설레는 기분이 드는 것도 맞지만 사실 난 여행이 하루하루 다가오는 지금 두려운 마음이 더 든다.
어째서 일까?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여행하는 히치하이킹 여행이 결코 쉽지 않고 게다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도보여행이 기본이다. 아이슬란드 링로드를 따라 두 다리에만 의지한 채 걸어가는 여행이다. 물론 중간중간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걷는 여행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도보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아졌다.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길, 제주 올레길 등등 도보여행의 붐을 타고 걸어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부부 역시 걷는 것을 좋아한다. 연애시절 데이트할 때도 날씨가 좋은 날이면 우린 종종 걸으면서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걷는 도보여행을 하는 상상을 늘 하곤 했다. (물론 군 시절 천리행군 빼고-_-)
그래서 대학생 시절 때는 '박카스 국토대장정'을 꼭 하고픈 마음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워낙 엄청난 경쟁률로 인해 탈락하곤 했다.
비록 박카스 국토대장정은 탈락했지만 나의 도전을 여기서 멈출 순 없다. 그래서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은 도보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도보여행을 확정하고 여행 준비를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아이슬란드에서 꽤나 만만치 않은 여행이구나 알게 되었다. 걷기에 날씨가 참 좋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 길과 전혀 다른 차원의 걷는 여행이다.
어떤 점에서 아이슬란드 도보여행(히치하이킹)이
여름에도 쉽지 않은지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1. 만만치 않은 아이슬란드의 자연환경
2. 변화무쌍한 날씨
3. 여름이지만 쌀쌀한 기온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의 자연환경은 매우 거대하고 척박하다 그리고 때 묻지 않은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슬란드의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아 오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문명과 동떨어져 있어 자연 속에서 캠핑을 하며 하아 킹을 해야 하는 우리 같은 여행자 입장에서는 결코 녹록지 않은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여행이다.
두 번째, 아이슬란드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매우 큰 변수다. 아이슬란드 속담 중 이런 속담이 있다.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15분만 기다려라.
그 말은 즉, 비바람이 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햇빛이 비치는 이 지역만의 독특한 날씨 영향 때문이다. 아무래도 섬나라다 보니 아이슬란드는 바람이 매우 많이 부는 것으로 유명하다. 왜 우리나라 제주도 역시 바람이 많이 부는 섬 아니던가.
그런데 이곳 아이슬란드 바람은 장난 아닌가 보다. 심하게 불 때는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강력하다고 한다.
이러니 어찌 두렵지 않은가? 여행 중에 부디 강력한 바람이 불지 않길 기도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쌀쌀한 날씨, 아이슬란드 이름 그대로 이곳은 추운 지역이다. 북극권 영향으로
1년 내내 냉기가 사라지지 않은 나라다. (*으외로 아이슬란드 겨울은 우리나라보다 따뜻하다. 그 이유는
북대서양 해류 영향에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행자 입장에서는 추운 건 맞다 -_-)
겨울에는 최대한 따뜻하게,
여름에는 가급적 따듯하게
이게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기본 복장 자세라고 한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아이슬란드에서는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여름 낮기온이 10~15도 정도인데 밤에는 온도가 많이 떨어져 0도 가까이 떨어질 때도 있다고 한다. 특히 비바람 부는 날에는 체감온도는 더 떨어져 매우 춥다고 하니 오로지 히치하이킹으로 캠핑하며 여행하는 우리에게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무튼, 이런 아이슬란드를 겁도 없이 3000km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겠다고 하니, 처음 아이슬란드에 대한 동경심에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마음에 용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막상 아이슬란드를 알게 되니 우리가 이 여행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염려된다.
어찌 됐던 아이슬란드 가는 비행기표도 예약했고 히치하이킹 여행에 필요한 온갖 아웃도어 장비들까지 준비되었다. 이제 우리는 조금은 무모한 도전을 해야 한다. 이 여행 목적이 무엇이 되었던, 안전이 최고다.
안전하게 여행하는 것이 어쩌면
이번 여행의 최고 목표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