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싼 나라에서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 바로 캠핑여행
아이슬란드를 한 달 여행해본 소감을 얘기하면 일단 부족한 돈을 가지고 여행하려고
하니 정말 고생스럽다는 것이다.
숙박비는 비싸고, 교통비도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고, 외식비는 두말할 것 없이 겁나고...
모든 게 비싸다! 하다못해 공공장소 화장실 또한 유료로 운영하는데 그 가격이 무려 3000원이나
한다!! 헐랭!! ㅡㅡ;;
사실 나에게 있어 주차비 못지않게 정말 돈쓰기 아까운 것 중 하나가 화장실 이용료
인데 도저히 300원도 아니고 3000 원주고 볼일 못 보겠다.
그래서 우리는 어지간히 급한 것이 아니면 참거나 외출 전에 미리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습관이 생겼다.
이렇게 물가가 비싸다 보니 우리의 여행에는 많은 것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200만원의 여행 예산(항공권 제외)으로 두 사람이 37일을 버틸려며 무조건!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 아이슬란드를 여행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한 달 넘게 200만 원으로 여행한다는 게
얼마나 가난한 여행인지 알 것이다. 대부분 일주일에서 10일 정도 여행에 200~300만 원
쓰는 판국에 두 사람의 한 달 넘는 여행 일정 비용이 단 200만 원이라니.....
어떻게 가능하냐면 항공권을 제외한 여행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숙박비, 식비, 교통비를 줄이면 가능하다.
숙박은 캠핑장을 이용하고, 식비는 철저하게 마트에서 장 봐서 직접 해 먹으면 되고
교통비는 히치하이킹(걷거나 혹은 얻어 타거나)으로 해결하면 된다.
1. 카우치서핑 (https://www.couchsurfing.com/)
호스트가 무료로 게스트를 숙박을 제공해주는 서비스 대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또한 카우치 서핑의 취지 자체가 문화교류이므로 대부분의 경우는 호스트와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다.
2. 셰어하우스
(예, 치앙마이 마테 하우스 https://www.facebook.com/matehaus/?fref=ts )
여러 여행자 및 체류자들이 모여 집 하나를 렌트해 공동으로 렌트비용 분담
장기여행일수록 비용적 면에서 유리하다
3. 농장 숙박 (구글에서 farm stay 검색, 영어로 검색하면 더 좋다!)
농장에서 일해주는 조건으로 무료로 숙식을 해결해주는 형태
물가가 비싼 유럽이나 북미 여행 때 하는 방법
비록 좀 고생스럽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여행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적은 돈으로
여행이 가능하다. 우리는 그렇게 살인적인 물가의 아이슬란드에서 꿋꿋이 버티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부부의 배낭여행 중 물가 비싼 유럽에서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방법을 찾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여행기자님으로부터 캠핑을 하면
여행비용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그때부터 캠핑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유럽에서 캠핑여행은 우리의 여행비용을 확 줄여준 1등 공신이었다.
그렇게 해서 캠핑여행에 맛 들인 우리는 인도와 네팔을 제외하고 동남아 여행 때도 종종
캠핑으로 여행을 즐겼다. (치안이 확보된 상태에서 캠핑을 하는 게 좋아요! 가급적 캠핑장 이용)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평소 나의 버킷리스트나 다름없던 아이슬란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 현재 아이슬란드
여행 한 달째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캠핑이 좋아도 캠핑 생활 한 달쯤 되니 이제 슬슬 따뜻한 방과 침대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여름에도 날씨가 쌀쌀한 아이슬란드에서 밤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오리털 침낭 없이는 따뜻하게 자기 힘들다.
따뜻한 나라에서 캠핑여행은 환상적이겠지만 추운 나라에서는 캠핑으로만 생활하기엔
고된 생활인 것이다. 인간적으로 따뜻하고 푹신한 침대가 있는 방이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요 며칠 사이 인터넷으로 에어비엔비나 게스트하우스를 가격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몇 번을 말했던 아이슬란드의 비싼 물가는 우리를 이내 포기하게 만들었다.
사실 에어비엔비를 통해 하루에 6만 8000원짜리 개인룸 하나 발견해서 예약할까 하다
와이프에게 그 방을 보여줬다. 와이프는 어정쩡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 건 별로고
차라리 그 돈을 세이브해 아이슬란드를 떠나기 전 맛있는 것을 먹자고 제안했다.
결국 난 예약을 포기하고 와이프님 말대로 숙박비를 세이브한 돈으로 대신 레이캬빅에서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먹기로 했다.
그것이 그나마 우리 부부에게 지난 한 달 넘게 아이슬란드에서 고생한 여행을
우리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달래며 주는 보상과 같은 것이다.
아무리 멋진 여행지를 와도 제대로 못 먹으면 여행을 즐길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여행 와서 숙박비나 교통비는 아낄지언정 먹는 것에 너무 아끼고 싶지 않았다.
머나먼 타지에 와서 그 나라의 현지 음식을 못 먹어보면 그 얼마나 우울한 여행이겠는가?
비싸지만 한번 현지 특유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을 즐기는 좋은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와보고 싶어 했던 아이슬란드
나의 소원대로 아이슬란드를 실컷 여행하고 있다. 단 고생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재미있고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하니 나는 그저 그렇게라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