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여행 출발 이야기
2015년 6월 20일 아침, 드디어 우리 여행이 시작되었다. 각자 배낭을 2개씩 앞뒤로 짊어지고 우리 부부는 집 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았다. 출발부터 영락없는 여행자 꼴이네~ 아무렴 이제 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6개월을 여행해야 한다. 서로를 의지하면서 말이다. 여행 첫출발 기념으로 우린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비행기 체크인 시간을 확인하고 그다음, 배낭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기내에 싣고 갈 짐과 수화물로 보낼 짐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배낭 정리가 끝나자 바로 체크인하러 갔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해둔 항공원 E-TICKET을 확인한 직원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손님, 런던 히드로 공항은 왕복 티켓이 없으면 입국 거절될 수도 있는데 괜찮겠습니까?’하고 물어봤다. 직원의 물음에 나는 '왕복항공권은 없지만 대신, 파리로 가는 유로스타 예약표가 있으니 괜찮다'라고 대답했다. 그래도 직원은 우리의 말에 못 미더운지 서약서를 꺼내면서 만약 입국 거절돼도 자기네 한테는 책임이 없다는 서약에 사인 하라고 한다.
우리는 마지못해 직원이 보여준 서약서에 사인을 했지만, 혹시라도 만약 거절당하면 어쩌나 그런 걱정이 든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그것 때문에 다시 비용 들여 왕복항공권 티켓을 살 수는 없고, 여행루트는 런던이 시작하는 지점이라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아무튼, 우린 영국 입국심사를 잘 통과해야 한다. 히드로 공항이 워낙에 입국이 까다롭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왕복항공권이 없으면 입국심사 때 거절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어쨌든,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 수속하려고 기다리던 중, 갑자기 체크인을 했던 공항직원이 우리를 부른다. 갑작스러운 부름에 우리는 의아해하며 물어보니 수화물에 보내는 배낭에 반입금지물품이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생각은 앗! 라이터 때문에 걸린 거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일단 내가 가서 확인해보고 오겠다고 슈빙(와이프 별칭)에게 얘기하고 직원을 따라 수화물실에 들어갔다. 공항에 몇십 번 왔지만 수화물실에 들어가긴 처음이다. 수화물실에는 직원이 내 배낭을 따로 빼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X레이 검사 도중 '라이터'가 발견돼 그것을 빼야 한다고 한다. '역시 그것 때문이었구나' 이건 명백한 내 실수다. 결국, 직원에게 사과하고 배낭을 다시 풀어 문제가 되었던 라이터를 빼냈다.
문제를 해결하고 보니 비행기 탑승시간이 1시간도 안 남았다. 이것 때문에 출국 수속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지연되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많아 줄도 길게 늘어서 있다. 다행히도 직원이 나에게 출국 수속 패스권을 끊어줬다. 이걸 보여주면 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출국 수속을 밟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나를 초초하게 기다리는 우리 슈빙을 데리고 곧바로 출국 수속하러 뛰었다.
과연 패스권이 효력은 대단했다. 줄을 기다리지 않고 건너뛰어 바로 출국 수속 과정을 거치고 우리가 탑승할 장소로 빠르게 이동했다. 다행히 시간에 맞춰 비행기 탑승 게이트에 도착했다, 짐 시후 우리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비행기는 베이징을 경유해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이다. 이제 정말 런던으로 떠나는구나! 마음이 매우 설레기 시작했다. 대학생 때,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유럽여행을 이제야 가게 되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와이프를 데리고 같이 여행을 하게 되다니.... 감개무량했다.
우리를 태운 비행기는 이륙 준비를 했다. 곧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붕~ 떠올랐다. 창문을 통해 멀어지는 한국을 보면서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안녕 한국… 6개월 뒤에 보자~
비행기는 2시간 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했고, 다시 15시간을 비행 끝에 20일 밤 8시 40분(현지 시간)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가보는 영국, 우리의 여행 첫 관문인 영국 런던에 드디어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후 우리는 긴장된 마음으로 입국 수속을 준비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히드로 공항 입국심사관의 예상 질문에 맞는 답변을 생각하면서 초초하게 입국심사를 기다렸고, 으이곡 우리의 입국심사 차례가 왔다. 우리는 여권과 파리행 유로스타 예약표를 보여주면서 9일 뒤에 파리로 아웃한다고 심사관에게 말했다.
심사관 우리에게 별 관심이 없는지 딱 2가지만 질문하고 생각보다 쉽게 입국 수속을 허락해 주었다. 까다롭다는 히드로 공항 입국심사를 별 탈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참 다행이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가 다되어 갔다.
늦은 밤이어서 우리는 공항에서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 '공항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에서 첫날은 공항 노숙이네? ㅎㅎㅎ 다행히 히드로 공항은 노숙하기 나름 편했다. 그 와중에 밤새우기 정말 좋은 카페를 별견했다. 자리가 매우 푹신푹신하고 넓어서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승객들이 우리처럼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우리는 커피 두 잔과,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하고 가장 편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이제 여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설레는 런던에서 첫날밤, 모든 상황이 다 즐겁기만 했다. 아마도 오늘 밤은 우리 부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밤으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