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새벽 생수를 얻는 사람들의 모습들....
다즐링에 있으면서 내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타이거힐 에서 칸첸중가 일출을 보는 것.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타이거힐 가는 지프 택시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이른 새벽시간, 아직 해뜨기 전이라 어두웠고 날씨 또한 흐려 자욱한 안개가 깔려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숙소로 돌아가려고 발길이 돌렸지만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주변을 유심히 둘러봤다.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무슨 작업을 하는 거지? 문득 궁금해져 가까이 접근해서 작업을 지켜봤다. 커다란 생수트럭이 왔다. 사람들은 트럭에 모여 생수통에 열심히 물을 받고 있었다. 사실 다즐링은 물이 귀한 지역이다. 히말라야 2000m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어 다즐링은 예로부터 식수를 공급받기 까다로운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식수차가 오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이곳 사람들은 생수통을 들고 가족들이 마실 귀한 생수를 얻어 간다.
거리 곳곳에 생수통을 들고 물을 얻는 사람들의 풍경을 보면서 우리는 참 편한 사회에 살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든 물이 나오지 않는가? 적어도 이들처럼 새벽에 일찍 나와 물을 얻으러 가는 수고는 안 해도 되니까, 우리는 물 걱정 없이 살고 있다. 타이거힐 못 간 아쉬움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거리에서 이들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있다. 적당한 어둠과 자욱한 안개가 낀 다즐링 시내와 사람들의 모습이 어울려 분위기가 매우 몽환적이었다. 그러다 문득, 카메라 렌즈에 비친 이 남자, 날씨 때문에 그의 형채는 제대로 보이진 않는다. 물통에 물을 얻고 주변 사람들과 짜이 한잔을 하고 있는 무리 속에서 내가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는 이 남자. 안갯속에 비친 그의 실루엣이 알 수 없는 묘한 사연이 느껴졌다. 그렇게 셔터를 찰칵 눌렀고, 이 남자의 묘한 사연이 풍기는 실루엣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