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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실 Jan 25. 2017

혼자 여행한지 100일째던 날, 알게 된 사실

느린 것을 걱정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걱정해라


정확히 여행 가기 전에 내가 꼽던 나의 단점은 ‘끈기가 부족하다는 것’ 이었다. 무엇인가 하나를 진득하게 하기보다는 이것저것 찌르고 다니느편에 속했던 나는 한가지를 파고드는 사람을 보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나는 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언젠가 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알아가고 싶은 한 가지가 생기길 바랬다. 유럽여행에서 마지막 도시였던 영국 런던에서 길을 거닐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끈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은 아닐까?


내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갑자기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늘 나의 단점을 꼽으라면 ‘끈기 부족’이었다. 하지만 목표가 너무 높았다니? 생각해보니 나는 매번 짧은 기간에 큰 성과를 내길 원했다. 욕심이었다. 내가 세웠던 목표는 일주일동안 교과서 한권을 벼락치기하고 시험을 잘보기 혹은 2주일동안 급 다이어트를 해서 5kg 감량이었다. 시작할때는 즐거웠다. 곧 변화될 모습이자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의욕이 넘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빨리 갖고 싶어 목표를 높게 잡았다. 그러면 뭐하나, 하루 이틀만에 그만해버리는 작심삼일이었다. 스스로 실망스러웠다. 내가 정말 원하기는 한것인가, 정말 그렇게되길 바라면서 매일 아침은 ‘오늘은 반드시 해야지’ 다짐하다가 그 날 저녁에는 ‘어쩔 수 없지... 내일 해야지...’ 라며 마무리하다니.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내가 끈기가 약한 걸까,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걸까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어느정도 나아지기도 했고 잊혀진 것도 있는채 지냈다. 


하긴, 그 문제가 고민일때 주변인들에게 털어놔도 늘 대답은 같았다. ‘나도 그렇다’며 , '안그런사람이 어디있냐‘는 식이었다. 내가 유난히 끈기가 없는 것은 아니구나 싶어서 위로가 되긴했다. 안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해 내는 사람들을 보니 눈이 높아진 것 같다. 하지만 삶의 기준에 있어서 눈이 높은 것은 만족스럽다. 문득 하나의 명언이 생각났다. 



느린 것을 걱정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걱정해라.



목표가 너무 높았고, 결과를 빨리 얻길 원했던 나. 런던의 흐린 하늘이 만들어낸 비를 조금씩 맞고 있었다. 

나는 뿌듯했고, 대견했으며, 자랑스러웠다. 

이제 여행도 끝이다. 

그리고 내 단점도 내리는 비와 함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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