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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실 Feb 09. 2017

26살, 여행 책 내고 나서 바뀐 것들

로또 맞다?

크게 바뀌거나 좋아지거나 한 것은 없지만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다행히도, 책은 여전히 조금씩 천천히 팔리고 있단다.



1. 주변사람들이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내 책을 읽고 나서 친구들이 ‘네가 그렇게 힘들게 여행했는지 몰랐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만나서 여행 이야기를 할 때 보다 글로 풀어내니 더 상세하게 전달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과거에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해왔는지 말하지 않아도 내 책을 읽으면 나를 알게 된다. 


2. 어디 가서 말할 수 있는 명함이 생겼다. 여행책 저자라는 실물 명함은 아니지만 만들 의향도 있다. 흔히들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해야 할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밝히고 싶은 스스로 마음에 드는 명함이 생긴 셈이니 어딜 가나 여행책을 썼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심사가 맞고 내 분야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을 더 주목하게 만든다. 


3. 여행 관련 분야에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특히 여행 관련 강연이나 세미나를 제안할 때면,  ‘이런 책을 썼습니다’하고 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지 자잘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내 책의 콘셉트와 목차만 보고 파악할 수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의 바탕이 된 셈이다. 


4.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출판권 계약도 쉽지 않았지만, 원고를 써서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더 어려웠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끝나고 곧장 독서실에 가서 그날 목표한 분량을 끝내는 게 평소의 나라면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매번 편집자에게 언제까지 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최대한 그 기한을 지키고 싶었다. 한두 번 미뤄지다 보면 계속 그렇게 될 것만 같고 괜히 나 때문에 출간이 늦어지는 일은 없기를 바랐다. 그렇게 해냈고, 누구나 그렇듯 첫 번째 책에 100% 만족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소중한 첫 번째 책을 펴냈으니 보람차다. ‘할 수 있을까?’ 란 질문의 답은 ‘가능하다’였다.


5. 긴 호흡으로 글을 쓰는데 부담감이 줄었다. 첫 번째 책의 원고 분량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공들여 썼다. 초등학생 때부터 그랬다. 백일장이나 글짓기를 해야 할 때면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잘 쓰고 싶고, 준비가 덜 된 것만 같아서 시간만 이리저리 지체했다. 원고 작업을 하면서 되든 안돼 든 일단 초고라고 쓰고 보잔 식으로 덤벼들기도 했다. 그 덕분에 시작할 때 고민하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시작하기 전 망설임과 글을 끝낼 수 있을까란 걱정이 많이 사라졌다. 



결론, 로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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