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혼자서 때우는 시간이 아니라 리얼한 나를 만나는-
5월 27일 토요일에 진행할 대전 카페 허밍 강연을 준비하며 '혼자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혼자 여행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혼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보다 적다. 그분들에게 '혼자 여행은 이런 것이야!'라고 말할 정도는 되야겠단 마음에 끝없이 깊고 넓은 생각 바다에 빠졌다. '혼자 여행'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내 방식대로 정의했다.
혼자 여행은 단어 그대로서 혼자서 하는 여행을 뜻한다. 여행의 주체는 사람이다. 특별히 어떤 능력이나 성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왜 그럴까?
혼자 하는 여행이란 '온전한 내가 되는 시간'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그저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가장 나답고, 나스럽게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다. 이 것이 감히 혼자 여행의 코어이자 가장 큰 장점이다. '여행'자체가 갖는 이점은 무수하지만 그 여행에 '나'라는 주체가 더해졌을 때 어떤 방식의 그림이 완성될 수 있을까?
혼자서 여행을 하면 전체적인 여행 일정은 물론이고 세부 사항까지 유동적이다. A플랜을 생각했더라도 B플랜을 따러도 상관없다. 여행의 정답은 없지만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정답처럼 비슷하게 행동했다면, 혼자 여행이 제격이다. (그럼에도 예전의 여행 방식이 남아있어서 선택과 집중의 순간에 흔들릴 수도 있다) 누가 뭐라고 할 이유도 없고 그럴 권리도 없다. 나의 여행이니까! 즉, 행동의 제약이 없다. 게다가 주어진 역할도 없다. 좋게만 생각할 게 아니다. 제약이 없다는 것은 곧 책임감이 따른다는 말이기도 하다. 책임감 없이 '이 곳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흥청망청 살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의식하는 시선들이 없다.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하는 게 좋겠다.'라고 판단할 이유가 없다. 그 상황 속에서 여행의 중심인 내가 가장 원하고 바라는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려고 해도 평소의 내가 나타나서 '이럴 땐 이렇게 해야지'라고 가르치려고 들더라도 무시해야 한다. '어떤 외부의 원인도 없고 누군가의 의지나 욕심이 없는 상태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 뒤,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면 된다.
한 사람이 보내는 시간과 쓰는 돈과 만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말도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느냐다. 혼자 떠나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하는 동안이라도 원래의 나로 돌아가서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시간을 쓸 것인지를 결정해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지 몰라도 여행의 끝무렵에는 조금 더 가까워진 나 자신과 또 그만큼 자신을 이해하고 알게 되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