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유럽 Day.4] 누군가와 여행하는 방법

따로 또 같이 하는 여행의 맛

by 진실

이번 여행에서 누군가와 함께 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부터 친하게 지냈던 언니와 독일 뮌헨에서 만나기로 했다. 각자 여행을 떠나기 전에 우리 둘은 여유로운 평일 낮 시간에 카페에서 만나서 여행 계획을 함께 세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계획을 세우는둥 마는둥 했지만.


어제 레스토랑에서 팁 문제로 어색해지고 나서 모든 것은 언니에게 맡기기로 다짐했다. 어짜피 나는 100일동안 여행을 하는 장기여행자인데, 언니는 곧 여행이 끝나기 때문이다. 정말 친한 친구와 함께 여행을 해도 싸우고 틀어진다고 하는데 나라고 예외일리 없다. 한 살 차이로 서로 잘 맞고 통한다고 생각한 언니지만 첫날부터 그런일이 생길거라 예상조차 못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서로의 관계가 중요하지, 그깟 팁을 얼마 내느냐에 내 의견을 앞세울 이유는 없었다. 언니와 함께 있는 몇일간 주의하기로 마음 먹었다.


고작 몇일 혼자 있었다고 혼자하는 여행에 익숙해져버린것은 아닐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 혹은 바라는 대로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했나보다. 어젯밤 서로가 많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누군가 함께 하려면 배려가 필수다. 언니도 나도 어젯밤 이야기는 굳이 꺼내지 않은 채 호스텔의 조식을 먹고 나섰다.


카페에서 일정을 짤때부터 뮌헨에서 어느곳을 가던지 상관없으니 언니가 가고싶은대로 하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 날도 어디가는지 잘 모르고 따라갔다. 생각해보니 언니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으면서 어제는 내 주장을 앞세운걸 보니 무엇인가 앞뒤가 맞지 않게 느껴지긴 하다. (하지만 '돈'이 관련되서 그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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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뮌헨의날씨에 감탄 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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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뮌헨의 대표 건물, 시내의 중심인 마리엔 광장에 위치한 뮌헨 신 시청사(Neues Rathaus)





뉘른베르크 궁전으로 향하는 길에 시내 이곳저곳에 들렸다. 쨍쨍하고 맑은 하늘 아래를 걸으며 공원과 분수에서 멈춰섰다. 서로 몇 장의 사진을 찍어주며 티끌만큼 남아있던 서운함도 푼 것 같다. 언니가 가는대로 그저 따라가니 내가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할지 잘 알지 못했다. 오히려 신경쓸 일이 없어서 편했다. 아무래도 뮌헨에서는 어디인가 가고, 무엇을 하냐 보다는 언니와 함께 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둬서다. 때마침 배가 고파졌는데 굳이 말하지 않았다. 배고프다고 말하는 것이 대수라고 그냥 말할 법도 한데 언니가 저녁을 언급할때까지 기다렸다. 마음을 다르게 먹고 나니 여행이 이토록 편해질 줄이야!


궁전을 둘러보는데 어느새 시간이 한참 흘렀다. 영국 정원에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숙소로 향했다. 예상보다 일찍 들어오긴 했지만 그만큼 한적한 샤워실에서 씻고 나니 개운했다. 다행히 어젯밤에 천장이 뚫릴 정도로 세차게 코를 골던 남자는 퇴실한 것 같았다. 내가 배정받은 이층 침대에 올라가서 쉬었다. 코골이 남자와 다른 게스트가 나갔는지 오늘은 4인실 중에 총3명이 한국인이었다. 다른 한명은 홍콩에서 온 유피 였다. 같은 방에서 각자의 영역(침대)을 지키고 있는데 한 친구가 저녁을 먹으러 갈건지 물어봤다.



유피까지 포함해서 같은 방 친구들이 함께 나섰다. 동네 앞 산책하듯 가볍게 가고 싶어서 카메라도 없이 쌩얼로 가볍게 나갔다. 뮌헨에서 정말정말 유명한 호프브로이 펍에 갔다. 엄청 큰 규모에서 놀라고, 실내에 들어가서는 북적북적 가득한 사람들에 두번 놀랐다. 일단 자리를 잡은 우리는 주문을 하고 싶었지만 바삐 지나가는 웨이터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일단 내가 웨이터들이 대기하는 곳에 비치된 메뉴판을 자리로 가져왔다. 옆 테이블에서 먹는 음식이 맛있어 보여서 똑같은 걸 먹기로 했다. 몰래 음식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으로 메뉴 검색을 하다가 유피가 중국인으로 보이는 종업원에게 주문하러 갔다. 중국말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더니만 바삐 지나갔다. 분위기는 시끌벅적하고 한켠에는 연주자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학센과 소세지, 으깬 감자, 1L짜리 레몬 맥주를 주문했다. 정말 맛있었지만 맥주 이름이 기억 나지 않는다. 민낯에, 카메라도 없어서 즐거운 그 순간을 남기지 못해서 아쉬웠다. 언니에게 연락을 하고 싶었으나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서 못해서 미안했다.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 함께 숙소로 돌아와서 같은 방에 들어가는 것이 기분이 묘했다. 혼자 였으면 가기 어려웠을 곳을 친구들과 가게 되서 좋았다. 먼저 같이 밥먹으러 갈건지 물어봐준 친구가 없었더라면 이런 재미도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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