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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18. 2022

엘사도 반할 눈꽃 여행지, 덕유산

겨울엔 따뜻한 게 최고라지만,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함박눈이 내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볼품없고 앙상했던 나뭇가지가 새하얀 소복으로 곱게 차려입으면 추위를 무릅쓰고서라도 마중 나가는 것이 예의다. 어느 겨울날, 겨울왕국이 나타났다는 덕유산에 올랐다.



눈이 온다고 능사는 아니다. 일명 눈꽃이라 불리는 상고대는 영하 6도 이하, 90% 이상의 습도, 초속 3m 정도의 바람이 불어야 형성되는 까다로운 조건을 갖췄다. 김연아 다음으로 만나기 어려운 겨울철의 슈퍼스타다.



이에 헛걸음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 조사는 필수다. 1975년, 1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유산인 만큼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영상보기 서비스를 지원한다. ‘덕유산 무주 리조트’ 홈페이지의 웹캠을 통해서도 덕유산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알맞은 때가 왔다면 지체 없이 움직여야 겨울왕국에 입성할 수 있다. 상고대가 생성되더라도 해가 뜨면 금방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등산이 목적이라면 이른 아침부터 서두르는 것이 좋다.



상고대만 볼 요량이라면 당일치기도 충분하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자차를 이용해 3시간 내외로 덕유산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에 덕유산으로 출발한 뒤,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곤돌라에 탑승하면 약 15분 만에 설천봉에 오를 수 있다. 탑승권은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탑승할 수 있다. 언제 취소해도 이용하지 못해도 100% 환급된다고 하니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상제루쉼터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만선로 185


설천봉 무주덕유산리조트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만선로 185


곤돌라 하차장인 설천봉에서부터 덕유산의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편도 0.6km로 약 20분이 소요된다. 경사가 완만한 코스로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탐방코스다. 다만, 탐방로 곳곳에 결빙 구간이 있어 곤돌라 하차장 앞 상제루 쉼터에서 미리 아이젠을 대여할 것을 권한다.



뽀드득뽀드득.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걸음걸음이 즐거움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우리의 인생 사진이 하나둘 늘어난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 상고대는 계속해서 발걸음을 붙잡는다. 흡사 순록의 뿔 같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모세혈관을 확대한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혈관이 모이고 모여 정상에 이르렀다. 엘사도 한눈에 반할 장관이다. 여행의 비수기라는 겨울철이지만, 이러한 설경은 오직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으니 겨울이 가기 전에 적절한 시기를 노려보자.



두 발로 직접 걸어서 올라가는 감회는 남다르겠지만, 누구나, 언제든지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은 덕유산이 눈꽃 여행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향적봉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

주소 :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1로 159
전화 : 063-322-3174
운영 시간 : 04:00~15:00(하절기), 05:00~14:00(동절기)
홈페이지 : www.knps.or.kr



글·사진 최재원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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