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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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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Apr 04. 2022

당신의 파리 여행을 더 빛내줄
'미식' 스폿 4

길었던 터널을 빠져나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프랑스와 파리 여행도 예전만큼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그저 다가올 여행을 미리 기대하고 있으면 된다.
더 성공적인 파리 여행을 위해서는 '미식' 키워드를 놓치지 말자.
당신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맛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파리 미식 여행의 재미를 더 올려주는 테라스 좌석, 사진은 마레 지구에 있는 Les Philosophes


파리의 일상적인  맛
Les Philosophes


시작은 일단 가볍고 편안한 맛으로 간다. 조용한 파리의 동네 같지만, 트렌디한 부티크, 레스토랑과 카페, 갤러리가 가득한 마레 지구가 그 무대다. 파리뿐만 프랑스 여행에서 한 번은 맛보면 좋을 오리 다리 콩피와 양파수프, 비프 타르타르 등 파리의 일상적인 음식들뿐만 아니라 육류, 해산물,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를 만날 수 있는 Les  Philosophes(필로소프)다.


브라서리, 비스트로에 방문해 맛보면 좋은 오리 다리 콩피


양파수프는 우리 국밥처럼 양이 상당한데, 진한 육수와 콩떼 치즈, 바게트, 달큰한 양파가 어우러져 깊은 맛이 난다. 메인으로는 풍미와 특유의 고소함이 좋은 오리 다리 콩피를 추천한다. 사이드로 나온 감자와 산뜻한 샐러드가 포만감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가볍게 와인 한 잔 곁들이면 훌륭한 식사가 된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테라스 좌석에서 마레 지구를 유유히 거니는 파리지엥들을 보며 3코스(전채-메인-디저트) 식사를 즐겨도 괜찮다. 식사 후에는 피카소 박물관, 빅토르 위고 저택, 보주 광장(Place des Vosges) 등을 방문해도 좋으며, 고급 잼 공방 라 샴브르 오 콩피튜(La Chambre aux Confitures)에서 기념품을 구매해도 된다.


Les Philosophes

28 Rue Vieille du Temple, 75004 Paris, 프랑스



전통과 혁신 사이
Akrame


미쉐린 1스타이자 라 리스트(La Liste) 2019 주목해야 할 젊은 셰프로 꼽힌 아크라메 베나랄 셰프의 레스토랑 'Akrame'는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주황과 검은색을 포인트로 하는 인테리어는 차분함과 시크한 매력을 주는데, 요리는 상당히 재치 있고, 모던하다.


따뜻한 공간인 인상적인 Restaurant Akrame


특히, 점심의 경우 75~100유로 코스 메뉴가 있어 가성비가 좋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캄파뉴와 직접 만든 2가지의 버터, 이대로만 보면 전통적인 프렌치 퀴진이나 버터 자체가 특별하다.


런치 코스는 시즌별로 조금씩 변화가 있어 몇 번을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다


스모키를 강조한 버터와 전통적인 버터의 조화. 전채와 메인 요리의 재료 선정도 다이내믹하다. 갑오징어, 장어, 아귀와 송아지 고기 등 고가의 재료가 아니더라도 특별한 조리법으로 맛을 끌어낸다. 디저트도 예사롭지 않다. 훈연 느낌을 준 블랙 파인애플, 검은 캐러멜 아이스크림 등이 재미와 맛을 사로잡는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이들도 만족하게 하는 모던 레스토랑이다. 오페라 극장, 튈르리 정원 등과 가까워 식사 후 여행 일정을 진행하기도 좋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블랙 디저트, 블랙 파인애플과 검은 캐러멜 아이스크림이다


Restaurant Akrame

7 Rue Tronchet, 75008 Paris, 프랑스



클래식 프렌치의 정수
L'Ambroisie


파리에서 변치 않는 클래식 프렌치 퀴진이 궁금하다면 혹은 클래식 프렌치의 정점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선택지는 L'Ambroisie(랑부아지)뿐이다. 랑부아지는 파리의 미쉐린 3스타 9개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클래식 퀴진으로 분류돼 있는 곳이다. 음식 하나하나가 시그니처 메뉴일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메뉴판을 지키고 있다. 계절별로 사이드 재료나 소스만 조금씩 달라질 뿐 큰 틀에서 유지되고 있다.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캐비어와 농어, 아티초크를 활용한 디쉬, 불어명 Escalopines de bar à l’émincé d’artichaut, caviar kristal


그중에서도 아주 얇고 바삭한 페이스트리 사이에 랑구스틴을 넣고 커리 소스로 마무리 한 전채(Feuillantine de langoustines aux graines de sésame, sauce au curry), 랍스터 프리카세(Fricassée de homard sauce civet, mousseline Saint-Germain), 캐비어와 농어, 아티초크를 활용한 음식(Escalopines de bar à l’émincé d’artichaut, caviar kristal) 등이 대표 음식이다. 크레이티브 또는 미니멀이 강조되는 모던 퀴진과 비교하면 이곳의 음식은 투박하게 보일 수 있지만 맛의 깊이는 압도적이다.


궁극의 디저트라 불리는 초코 타르트(Tarte fine sablée au cacao amer, crème glacée à la vanille Bourbon)


식당 내부도 고풍스럽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베르사유궁전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가격 부담이 가장 큰 레스토랑 중 하나지만, 클래식 프렌치 퀴진의 정수를 경험하고 싶은 미식가라면 꼭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L'Ambroisie


L'Ambroisie

9 Pl. des Vosges, 75004 Paris, 프랑스



재치+섬세함=
Guy Savoy


파리 미식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에게 가장 적합한 곳은 Guy Savoy(기 사부아)다. 한국어 홈페이지가 있어 정보를 얻기 수월하고, 센강 근처 파리 조폐국(Monnaie de Paris) 내에 있어 레스토랑 접근성도 좋다. 미쉐린 3스타, 2020 라리스트 1위 등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식사 전부터 기대감은 커진다. 웅장한 레스토랑 입구를 지나 벨 바캉트, 베르 갈랑, 비블리오테크, 센 드 파리, 아카데미 등 여러 테마로 나뉜 다이닝 룸을 볼 수 있다.


기사부아를 방문하면 꼭 맛봐야 하는 시그니처 메뉴, 블랙 트러플을 곁들인 아티초크 수프


점심 식사로 방문하더라도 너무 짧은 메뉴보다는 다양한 요리를 지닐 수 있는 풀코스를, 와인 페어링도 추천한다. 익살스러운 그림의 접시가 분위기를 환기시켜주지만, 그 뒤로 나오는 음식은 섬세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특히, 대표 메뉴 격인 블랙 트러플을 곁들인 아티초크 수프는 일품이다. 브리오슈와 트러플 크림을 수프와 함께 먹으면 그 어떤 진미가 부럽지 않다. 이밖에도 브레스 치킨, 콩떼 치즈, 얼음 위에서 급냉 조리한 연어, 밀폐유 등은 꼭 맛봐야 한다.

환상적인 식사를 마치더라도 여행의 감흥은 계속 이어진다.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서비스도 그렇다. 다음날 아침식사로 맛볼 수 있는 머핀을 주는데, 미쉐린 3스타에서 만든 만큼 웬만한 베이커리 이상의 맛을 보여준다. 와인으로 흥이 올랐다면 센 강변을 거닐거나 잠시 앉아 파리에 흠뻑 취해보자.


파리 조폐국 내에 있는 기사부아, 레스토랑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Restaurant Guy Savoy

Monnaie de Paris, 11 Quai de Conti, 75006 Paris, 프랑스



글·사진 이성균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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