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해외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비 매거진 Jan 25. 2018

짙은 니카위스키향 따라
미야기현 맛집 여행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

센다이 시내에서 그리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도로 옆을 가득 메운 빽빽한 숲이 왠지 모르게 포근했다. 
선선한 공기도 그저 부드럽게 느껴질 따름이었다. 
높고도 푸른 하늘,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숲 사이에 니카위스키(ニッカウヰスキー)의 증류소가 있다. 
마치 비밀 기지라도 되는 것처럼. 
오랜 세월 위스키를 빚어 냈던 증류기가 이제는 증류소 한쪽에서 쉬고 있다

니카위스키 증류소는 홋카이도 요이치를 기반으로 한 위스키 주조 업체다. 히로시마의 한 사케 양조장에서 태어난 타케츠루 마사타카(竹鶴 政孝)가 창업주. 사케에 안주할 수 없었던 스물넷의 그는 전통 위스키 주조법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스코틀랜드 유학길에 올랐다. 대학과 증류소를 오가며 주조법을 배우고 3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온 마사타카는 산토리(サントリー)사에 입사해  일본 최초의 위스키를 만들어 냈다. 이후 자신만의 위스키를 만들고자 홋카이도 요이치에 증류소를 차렸다. 니카위스키 증류소의 전신인 대일본과즙주식회사의 시작이었다. 


요이치에서 위스키를 생산한 지 30년이 흘렀을 때, 마사타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미야기현 어느 한 깊은 숲에 두 번째 증류소를 차린 것이다. 미야기쿄 증류소를 품은 미야기현의 자연은 요이치와 판이했다. 요이치가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였다면, 미야기는 로우랜드였던 것. 증류 방식도 요이치와 차별화를 두었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것과는 색다른 맛과 향의 위스키가 태어났다.


미야기쿄 증류소에서 진행하는 무료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개인 자격이라면 사전 예약 없이도 증류소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다양한 종류의 니카위스키를 시음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어 설명을 읽어 볼 수도 있다. 증류 순서에 따라 배치된 건물을 차례로 둘러본 뒤, 증류소 뒤편에 있는 저장소까지 살펴보았다. 


니카위스키 요이치 증류소에서 생산한 싱글몰트위스키를 직접 시향할 수 있다

숙성 기간에 따라 진해지는 색깔과 깊어지는 향까지 체험하고 나면, 누구나 기다렸을 시음 순서가 온다. 요이치와 미야기쿄 증류소에서 생산한 위스키를 비교 시음해 보고는 함께 견학했던 이들과 어떤 것이 입맛에 맞았는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때만큼은 세상 누구보다도 더 진지한 표정이었다. 


니카위스키 미야기쿄 증류소(ニッカウヰスキー仙台工場)
주소: Nikka 1, Aoba-ku, Sendai-shi, Miyagi-ken 
전화: +81 22 395 2865
견학 | 09:00~11:30, 12:30~15:30(견학 프로그램은 15~20분마다 출발), 마지막 투어는 15:30에 시작, 매주 일요일, 연초(1월7일까지) 휴무  
홈페이지: nikka.com




미야기현 맛집


70년을 이어 온 규탕(牛タン)
우마미 타스케(旨味太助)


센다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규탕이다. 우설(소의 혀)을 이용해 만든 요리를 통칭하는데 주로 구워서 낸다. 센다이 시내에 자리한 우마미 타스케는 규탕의 원조를 자부하는 식당이다. 1947년부터 규탕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 식당은 현재 2대에 걸쳐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규탕과 밥, 꼬리곰탕 등을 내주는 규탕 정식이 유일한 메뉴다. 20년 이상의 단골로 가득한 것은 물론, 유명 인사들도 즐겨 찾는단다. 미야기 여행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식당이다.


우마미 타스케(旨味太助)
주소: 2 Chome 11-11, Kokubuncho, Aoba-ku, Sendai-shi, Miyagi-ken
전화: +81 22 262 2539
오픈: 11:30~22:00(주문은 21:30까지), 매주 월요일, 연초(1월4일까지) 휴무 
가격: 규탕정식A 1,500엔, 규탕정식B 1,850엔, 규탕정식C 2,200엔  
홈페이지: www.gyutown.com/gyu_shop/tasuke





센다이시와 태평양 사이에 자리한 바닷가 마을, 마츠시마는 한낮에도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해안을 따라 여행자를 맞이하는 식당과 카페, 기념품 숍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마츠시마의 특산물인 굴과 가리비 등을 꼬치에 구워 파는 매장 앞에는 어김없이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식탐, 여기서는 괜찮아
굴 요리 전문점
타카라야식당(たからや食堂)


86년의 역사를 내세우고 있는 타카라야식당은 굴 요리 전문점이다. 당일 아침 일찍 공수해 오는 식재료로 정해진 수의 손님만 받고 있어 일찍 마감되는 일도 빈번하다고. 요쿠바리(よくば), 욕심쟁이 정식를 주문하면 굴구이와 굴튀김 등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타카라야식당(たからや食堂)
주소: Namiuchihama 10, Matsushima-machi, Miyagi-gun, Miyagi-ken 
전화: +81 22 354 2520
오픈: 10:00~15:30, 매주 수요일 휴무
가격: 요쿠바리 세트 2,500엔(부가세 별도)
홈페이지: takaraya-matsushima.com




즌다 셰이크

미야기현은 상어, 황새치, 참치 어업이 발달했으며, 김, 굴, 가리비 등을 주로 양식하고 있다. 농업 또한 발달하여 꽤 다양한 종류의 곡물류가 생산되는데, 최근에는 풋콩을 으깨 만든 페이스트인 즌다(ずんだ)








미야기현 

일본 도호쿠 지방의 최대 중심지다. 혼슈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오우 산맥의 동쪽에 위치해 내륙 쪽으로는 험한 산악 지형이, 바다 쪽으로는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230만명의 인구 중 100만여 명이 센다이시에 거주한다. 낙엽수림이 풍부해 일본의 대표적인 가을철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오우 산맥에 솟은 화산의 영향으로 다양한 수질의 온천이 발달해 있다.


취재협조 미야기현청 www.pref.miyagi.jp
글 김정흠  사진 김정흠, 미야기현청  에디터 이성균 기자




매거진의 이전글 해산물 매니아라면 꼭 가봐야 할 와카야마 해산물 시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