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현에는 3개의 올레 코스가 있다.
바다와 만나는 가라쓰 올레, 온천마을이 종점인 우레시노 올레와 다케오 올레는 규슈 올레 완주자가 첫 도전자에게 추천하는 이상적인 올레 코스다.
발도 예뻐지는
우레시노 올레
온천과 도자기로 유명한 우레시노 코스는 다이죠지절(大定寺)과 요시우라신사(吉浦神社) 등 일본의 절과 신사 문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구불구불한 숲길을 지나 펼쳐지는 다원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우레시노 녹차의 생산지. 그 푸름에 눈과 마음을 씻고 계속 나아가면 주민들에게도 잊혀졌던 13불상을 지나 메타세콰이어가 늘어선 22세기 아시아의 숲을 관통하게 된다.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폭포를 지나 우레시노 코스의 화룡정점인 시볼트족탕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고생한 발에게 족욕 선물을 주는 시간이다. 일본 3대 미인 온천으로 유명한 우레시노에서 하룻밤을 묵어 간다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거리 12.5km, 약 4~5시간 소요, 난이도 중상)
평화로운 동네 한 바퀴
다케오 올레
다케오 역시 온천의 역사가 1,300년에 이르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정취가 남다른 빽빽한 대나무숲, 다케오 신사 뒤편의 녹나무, 건축학적 가치가 높은 시립도서관 등을 지나 유서 깊은 건축물인 다케오 온천 누문에 도착하면 그곳이 바로 온천장이다.
한 번만 경험해도 알 수 있을 만큼 온천 수질이 좋은 편. 또한 다케오 시내와 야마우치초에는 도자기 가마들이 많아,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아리타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
▶규슈 올레 다케오 코스(거리 14.5km, 약 4시간 소요, 난이도 A코스 중상, B코스 중)
제주와 꼭 닮은
가라쓰 올레
가라쓰의 해안선은 제주도와 꼭 닮아 있다. 나고야 성터 주변 진영터를 거쳐 임진왜란의 역사를 훑어 가면 이키섬, 대마도, 현해탄이 한눈에 들어오는 천수대에 도착한다.
다시 발길을 돌려 가라쓰 도자기 마을를 지나면 후반부는 주상절리와 해송이 어우러지는 제주도의 풍경이 나타난다. 올레 끝점인 하도미사키는 풍경 좋은 ‘곶’인데, 늘어선 포장마차 촌에서 돌화덕에 직접 구워 주는 소라, 오징어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규슈 올레 가라쓰 코스(거리 11.2km, 약 4~5시간 소요, 난이도 하)
올레로 오가기 쉬워서 올레!
사가현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규슈 지역의 올레와 비교해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다케오 올레의 경우 시작과 끝점이 바로 JR 철도역이다. 우레시노 올레의 경우 끝점이 온천마을일 뿐 아니라 시작점은 어느 숙소에 숙박을 하든 시작점까지 차로 데려다 준다. 가라쓰 올레의 경우 시작점과 끝점으로 정기편 버스를 운행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순환 버스가 다니기도 한다.
Expert’s Tip
규슈올레 완주자
엔타비 김윤중 대표
2012년 규슈 올레 첫 코스 개장 때부터 지금까지 21개 전 코스를 완주했는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코스가 가라쓰 올레다. 이 코스만 예닐곱 번을 걸었다.
가라쓰 지역은 한국과 역사적으로 깊게 얽혀 있다.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정군을 일으킨 지역이다. 하지만 나고야성 박물관에 가 보면 공식적으로 ‘침략’이라는 단어를 써서 과오를 인정하고 있으며 작은 시골인데도 구청에서 한국어 교실을 열 만큼 한국 문화에도 우호적인 분위기다.
그런 역사적인 감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탁 트인 나고야 성터, 제주 부럽지 않은 주상절리, 탁 트인 해수욕장과 소라, 오징어 등을 즉석에서 구워 주는 포장마차 등 다양한 즐거움이 있어서 코스상의 구색이 정말 좋은 올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도움말 김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