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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Jul 18. 2019

맛은 기본, 후한 인심은 덤인 아현동 카페 3

오늘은 아현동


평균기온 18.4도. 오후 1~2시쯤이니 최고기온 21.9도로 보는 게 더 맞겠다. 

아직 무덥지는 않은 어느 초여름날 공덕동에서 배불리 밥을 먹은 후였다. 

카페인이 무지 당겨 오고 모처럼 하늘이 열린 평일 낮, 애오개역으로 뻗은 길은 한산했다. 

덩치 큰 나무 그늘만 쏙쏙 골라 걷는 동안 문제는 죄다 프랜차이즈 카페만 보인다는 것. 

결국은 이름이 예쁜 ‘소담길’에서 정지. 구석진 골목으로 돌아 들어서자 그제야 동네 카페가 등장했다. 

순전히 발견이었다.



넌 예술이었어   
언더스테이티드 UNDERSTATED


모든 것이 작품이었다. 얼핏 보면 조각가의 작업 공간 같은 카페에 직접 들어가 보면 볼수록 더 그렇게 다가온다.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는 주인장의 감각이 가감 없이 녹아들었다. 벽을 깨부순 채 마무리가 덜 된 것 같은 마무리, 표면이 벗겨진 거친 텍스처, 카페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덩어리(의 기능은 의자) 등등. 오픈한지 5개월 만에 가끔 웨이팅도 있을 정도라니 주인장의 희소성 전략이 먹힌 듯하다. 



다소 생소한 벨빌(Belleville) 원두 역시 언더스테이티드의 희소가치를 높이는데, 파리 현지에 있는 로스터 지인에게 공수해 온다고. 벨빌 클래식, 온두라스, 르완다, 부산에 베이스를 둔 베르크(WERK) 로스터스의 커피도 내린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 여름일지언정 아이스는 추천하지 않는다. 


Editor’s TIP
진한 라떼를 좋아한다면 커피와 우유 비율이 1:1인 ‘꼬르따도(Cortado)’를 강력 추천. 고소한 풍미가 압권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만리재옛길 69-1 
영업시간: 월~토요일 12:00~19:00, 일요일 휴무 
세 단어 주소:  ///만일.탈색.영하 




오르막 끝에 단 맛 
쌔임쌔임 SAME SAME



아현역과 충정로역 사이 ‘손기정로’, ‘영 비디오 크럽’ 앞. 가파른 언덕을 오른 끝에 주어진 보상은 카페 창 너머 보이는 남산타워와 달달하게 퍼지는 냄새다. 



흔하다면 흔한 동네 카페건만, 쌔임쌔임이 인근 주민들을 단골로 사로잡은 비결은 주인장의 탁월한 베이킹 실력. 딸기 생크림과 당근 케이크를 비롯한 모든 케이크가 수준급이고 딸기잼에 치즈와 양상추와 햄 등으로 속을 꽉 채운 샌드위치도 별미다. 

커피가 아닌 음료는, 아는 맛이지만 역시나 맛난 ‘조리퐁 셰이크’를 추천. 재료를 쓰는 주인장의 수북한 인심은 이름 모를 길냥이가 카페를 제 집인 양 드나드는 일상과도 관련이 있다.  


Editor’s TIP 
많이 달지 않은 자몽에이드도 여름 음료로 추천. 홀 케이크 주문도 가능하다.  인스타그램 samesamecoffee


주소: 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56  
영업시간: 월~금요일 08:00~21:00, 토~일요일 10:00~21:00 
전화: 02 6052 6713 
세 단어 주소: ///꽂다.딱풀.지붕 




목욕탕 커피 한 잔  
행화탕 HAENGHWATANG


외관만이 아니라 1958년부터 2011년까지 정말로 목욕탕이었다. 

아현동 일대가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문을 닫은 행화탕은 한동안 방치됐다가 

2016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탈바꿈이라고 해서 정체성을 잃지는 않았다. 

촘촘한 박힌 정사각형 타일과 움푹 파인 수로 등 목욕탕 내부 골자에 테이블을 놓아 카페를 만들었다. 



시그니처 메뉴는 '반신욕라떼’. 

연유와 생크림과 아이스크림으로 창조된 귀여운 목욕인(?!)이 때수건을 들고 반신욕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동네 목욕탕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맛 ‘바나나탕우유’도 잘 나가는 메뉴 중 하나. 

이 모든 음료들은 세숫대야에 담겨져 나온다. 

‘예술로 목욕한다’는 모토에 맞게 행화탕은 공연, 전시도 겸하고 있다.  


Editor’s TIP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모든 음료가 10% 할인. 행화탕에서 열리는 문화이벤트는 행화탕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 haenghwatang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19길 12 
영업시간: 화~토요일 10:00~23:00, 일~월요일 10:00~22:00 
전화: 02 312 5540 
세 단어 주소: ///구별.교감.어린이 



글 김예지 기자 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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