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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Jan 31. 2020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영화 3편

유혹에 못 이기는 척, 떠나기만 하면 된다.
에디터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뽑은 
여행을 유혹하는 영화 3편을 모아 봤다.



여행을 망설인다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여행은 자구책이다. 물론 자구책의 전부가 여행이 될 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자구책으로 여행을 선택한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인생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에.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퓨세와 알베르토는 4개월 만에 8,000km를 달려 남미 대륙의 북쪽 끝에 도착할 계획을 세운다. 빼놓은 동반자가 있다. 포데로사, 알베르토의 애마 모터사이클로 1939년식 노턴 50이다. 영화가 시작하고 50분쯤 지나 이 모터사이클은 처참하게 폐차된다.

두 청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쥐어짜는 듯한 감동도, 획일적인 재미도 찾아 볼 수 없다. 잔잔한 분위기, 쭉 뻗어 있는 남미의 길이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이들의 여정은 7개월이 다 되어서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끝난다. 알베르토는 의사로서 현지에 남기로 했고, 퓨세는 돌아가 학업을 마무리한다. 그렇게 헤어진 그들은 정확히 8년 뒤, 쿠바에서 만나게 된다. 알베르토, 그는 쿠바의 의료 개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퓨세, 그는 마지막 혁명가 ‘체 게바라’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 2004)
감독: 월터 살레스
장르: 드라마 | 125분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




사랑과 여행 사이
첫 키스만 50번째



사랑과 여행은 닮아 있다. 깊이와 기간이 비례하지 않는 것도, 함께할 때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알수록 노련해지고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까지 말이다.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의 배경은 신혼부부의 단골 여행지, 하와이다. 

헨리는 우연히 루시를 만난다.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다가갔지만, 다음날 루시는 헨리를 파렴치한 취급하며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사실 루시는 단기 기억상실증으로 매일 아침 모든 기억이 교통사고를 당했던 당시로 초기화된다. 즉 헨리는 매일 같은 루시를 만나지만 루시는 매일 다른 헨리를 만나는 셈이다. 헨리는 루시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기상천외한 작업을 매일 시도하고, 하루마다 달콤한 첫 데이트를 즐긴다. 마냥 행복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낙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니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한 해피엔딩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 현실이다. 매혹적인 유혹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로망을 짙게 남기는 영화다.

첫 키스만 50번째(50 First Dates, 2004)
감독: 피터 시걸
장르: 로맨스, 코미디 | 99분
출연: 아담 샌들러, 드류 베리모어




동화처럼 순수한 여행
벨과 세바스찬, 계속되는 모험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으며 홀로 상상하곤 했던 풍경. 알프스, 보라색 꽃, 나비가 날아다니는 너른 동산, 저 멀리 뛰어오는 흰 강아지 한 마리. 영화 <벨과 세바스찬, 계속되는 모험>은 이것들을 재현한다.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알프스 언덕, 6살 꼬마 세바스찬은 할아버지와 함께 양 떼들을 돌보며 사는 어린아이다. 어느 날 마을의 양 떼가 습격당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모두가 미친개의 소행일 것이라고 추측했고, 언덕을 뛰어놀던 세바스찬은 소문 속 미친개를 마주치게 된다. 바로 벨이다. 소문과는 달리 벨은 선한 눈빛을 가진 개였고, 세바스찬은 어른들 몰래 벨을 돌봐 주기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친구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다.

영화 속 이야기가 단순히 둘의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진 않는다. 시대적 배경이 2차 세계대전이기 때문에,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유대인, 나치 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 속 알프스의 모습을 주목해 감상하자. 벨과 세바스찬이 가까워지고, 시간이 흐르는 것을 들판의 계절감으로 표현한다. 모든 장면이 동화다. 

벨과 세바스찬, 계속되는 모험(Belle and Sebastian, 2015)
감독: 크리스찬 두가이  
장르: 드라마 | 97분
출연: 펠릭스 보쉬

 


글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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