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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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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08. 2021

일식도 퓨전으로,
성수동 퓨전 일식 맛집 3

이제는 일식도 퓨전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퓨전 일식을 선보이는
성수동 맛집 3.



알차고 달콤한 대창 덮밥
진작 다이닝


맛집 탐방 좀 했다 하는 이들이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을지다락’. 그곳의 메뉴가 입맛에 맞았다면, 진작 다이닝도 분명 마음에 들어 찰 것. 진작 다이닝은 일식업 회사 ‘안주림’이 을지다락에 이어 탄생시킨 두 번째 브랜드다. 거두절미하고 한줄평을 남기자면 ‘첫째만큼 둘째도 잘 키웠다’ 정도? 일단 인테리어부터 합격점이다. 제주도 깊숙한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는 상당수 높은 천장과 우드톤의 인테리어, 약간 딱딱하지만 감성 터지는 의자에서 비롯된다. 흔히 말하는 ‘요즘 감성’을 최대치로 압축한 느낌.
공과 힘을 들인 건 인테리어 뿐만이 아니다.


진작 다이닝 내부


메뉴도 그렇다. 프리미엄 퓨전 일식을 선보이는 진작 다이닝의 대표 메뉴는 사실 특별할 게 없다. 대창 덮밥, 카이센동, 우니 파스타, 명란 까르보나라. 이젠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퓨전 일식 메뉴들이다. 그런데 누구나 아는 맛을 맛있게 만들어내는 것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그 어려운 과업을 진작 다이닝은 제대로 해낸다.


대창 덮밥은 절대 놓쳐선 안 되는 메뉴 중 하나다


먼저, 필자의 최애 메뉴이자 진작 다이닝의 대표 인기 메뉴인 대창 덮밥(호르몬동)부터. 특제 소스에 절여진 달콤한 대창이 양파절임과 와사비와 함께 밥 위에 올려져 나오는데, 대창이 정말 알차다. 와사비 한 꼬집 올려서 양파와 함께 먹으면 달콤함과 고소함, 매콤함이 혀 끝에 함께 맴돈다. 바다내음을 맛보고 싶다면 카이센동을 추천한다. 당일 손질한 해산물과 밥을 한 그릇에 담아낸 덮밥으로, 해산물이 워낙 신선해 비린내 없이 담백하다. 성게알이 들어간 우니 파스타, 베이컨 까르보나라 위에 명란과 김가루를 곁들여 일본풍으로 재해석한 명란 까르보나라도 놓치긴 아쉽다. 아, 돈카츠류도 물론 훌륭하다.


화장실도 감각적으로 꾸며져 있다


장점 많은 이 가게에서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주차가 힘들다. 성수동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데다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런데 이건 성수동 대부분 식당도 마찬가지니, 결국 단점은 없는 셈이 되려나.
 

진작다이닝
주소 :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14나길 10
영업시간 : 11:30~21:00
전화 : 02 464 4484




정갈한 일본 집밥 한 상
호호식당


외관만으로도 맛집의 포스를 강력하게 풍기는 식당들이 있다. 서울숲의 호호식당이 그렇다. 밥 먹기 전 식당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손은 자연히 카메라로 향한다. 작은 정원 속 커다란 전원 주택 같은 모습에서부터 핫플레이스의 냄새가 풀풀 난다. 꼭 외관이 아니더라도 성수에서 호호식당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특히 금요일 저녁과 주말엔 더더욱. 뚝섬역 8번 출구에서 나와 골목길을 천천히 걷다가 기나긴 대기행렬이 보인다면 제대로 찾아온 거다.


우드톤의 식당 내부


대학로에서 1호점을 연 호호식당은 익선동, 성수동, 압구정, 반포까지 분점이 생겼을 만큼 인기 맛집이다. 깔끔한 일본 가정식이 메인이고, 식사 외에도 커피와 차, 간단한 주류들도 마련되어 있다. 일본 가정식 전문점답게 플레이팅도 실제 일본 가정집에서 사용할 것 같은 식기들을 쓴다.


사케동, 중독성이 너무 강하다


호호식당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메뉴가 꽤 여러가지인데, 그중 신선한 연어가 올라간 ‘사케동’은 연어 덮밥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연어와 함께 비법 간장에 비벼진 하얀 쌀밥을 한 입 가득 넣으면, 몇 날 며칠은 매 끼니마다 연어 덮밥만 생각난다. 그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호호식당의 돈카츠 소스는 적당히 달콤하고 짭짤하다


다른 추천 메뉴는 간장소스가 베이스인 돈카츠 위에 왕새우 튀김이 올라간 ‘가츠나베 정식’. 푹 익은 돈카츠는 먹기 좋게 부드럽고, 간장에 졸여진 축 처진 양파들과 함께 먹는 새우 튀김은 다른 소스가 필요 없는 단짠의 완성체다. 이밖에 다른 메뉴를 고른다 해도 딱히 실패는 없다.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적은 깔끔한 일식을 선보이기 때문.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음식이 당긴다면 호호식당은 훌륭한 선택지다.


호호식당의 인기 좌석


호호식당 성수

주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25
영업시간 : 11:00~22:00
전화 : 02 498 2384




모든 것이 조화로운
이오로 비스트로


한참 굶주린 이들도 군말 없이 줄을 서게 만드는 곳. 대기가 긴 이유가 납득되는 식당.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성수동의 떠오르는 샛별. 이정도 수식어면 이오로 비스트로를 소개하기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퓨전 일식 전문점 이오로는 ‘모든 것이 조화로운 길을 가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깔끔한 화이트톤 인테리어와 정갈한 음식. 이름대로 분위기부터 맛까지 모난 데 없이 조화롭다.


이오로 비스트로의 외관


메뉴를 살펴보면 파스타부터 눈길이 간다. 종류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이리저리 조합한 재료들이 독특해서다. 명란과 새우, 대창과 야끼, 바질페스토와 새우 등 맛이 궁금해지는 조합들이 많다. 갸웃거리며 시킨 메뉴들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특히 명란 파스타는 아낌없이 듬뿍 넣은 명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스와 만나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참치가 가득 들어간 참치노리마끼와 특사케동, 연어우니동 등 연어 베이스의 덮밥들이 좋겠다. 일식에 한식을 접목시킨 김치대창필라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흡족해할 만한 맛이다.


핫플레이스답게 웨이팅은 필수다


사케동과 김치대창필라프의 조합, 찬성이다


이오로의 요리가 궁금하다면 조금은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예약은 조기마감이 되는 경우가 있어 미리 문의는 필수다. 재료가 소진 되는 날은 영업시간보다 일찍 문을 닫는 날도 있다고.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면 기다리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 참고하자. 적어놓고 보니 칭찬 일색인데, 광고비 일절 받지 않은 내돈내산, 솔직한 후기다.


깔끔한 화이트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이오로비스트로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연무장5길 18 1층
영업시간 : 11:00~21:30
전화 : 02 498 0702



 글·사진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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