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문장

글쓰기 연습 102

by 프라하

덩그러니 버스 계단에서 내려선다.

뒤로는 몽실몽실 층적운이 파아란 하늘 위로 길쭉한 가로수 은행나무 머리 위로, 둥실둥실 떠올라 바람에 마냥 흘러간다.

무에 그리 바쁜 지 옆도 안 보고, 뒤도 안 돌아보는 눈만 남은 사람들이 황급히 횡단보도를 건너는 위로,

딱 한 문장이 내 마음에 내려앉는다.

"올봄의 할 일은 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는 일"

역병으로 지친 마음들, 휑한 마음들이 횡행하는 요즈음,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그늘을 느끼고 감싸 안으려 노력해야 한다.

주변에 소외된 사람들은 층을 이루어 가는데,

관심받고 싶어 떼가 난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데,

우리는 사랑을 주변에 돌리길 바라질 않는다.

돌리는데 익숙지도 않다.

왜 하필 모르는 사람들일까? 를 질문할 여지도 없이

또다시 길을 나서야 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역병으로 고충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지고 싶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법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도, 장기판 훈수 두듯이 라테를 남발하며 이야기해주는 것도 아닌,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동의의 뜻으로 무언의 눈길 한 번이면 충분한 것임을.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

값비싼 선물을 전달하거나 손 편지를 쓰는 일만이 아님을,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작은 댓글하나 간단한 마음 씀씀이 한 개로

무수한 좌절과 괴로움을 덜어주고, 한 걸음 더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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