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 21

by 프라하

술 한잔의 미학? 술 한잔의 꼬드김?


직장인이라면, 저녁 퇴근 시간이면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하더라도 투명한 유리 잔에 담긴 한 잔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임창정의 '소주 한 잔' 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한 잔'의 의미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그것은 솔직함, 편안함, 허심탄회함을 뜻한다.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안되고 복잡할 때 앞에 앉은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고, 위로 받고 싶을 때 우리는 소주잔을 기울이게 된다. 인간은 너무도 당연히 관계를 맺고 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상대방으로 부터 조언을 듣고, 위안을 받으며 살고 싶어한다. 그것이 당연히 100%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정답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그것은 수평적이다. 두손으로 따르는 한 잔의 의미는 우리가 평등한 관계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내가 들을 준비가 되었으며, 나도 한 잔의 의미가 받아들여지는 한 조용 조용히 나의 사연과 히스토리를 풀어 낼 수 있다.


그것은 힐링이다. 비록 다음날 쓰린 속을 부여잡고 '뭔 짓을 한거지?'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쏟아 낸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내가 살아갈 방도를 만들어 준다. 생각의 정리를 만들고, 무너진 하늘 속에 솟아날 구멍을 만들기도 하고, 물에 빠진 보따리를 찾아 줄 순 없지만, 지푸라기를 던져주기도 한다.


이게 어떤 현상을 불러 일으키리라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지겹게 겪어왔지만

그래도 오늘도 나는 그 길을 또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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