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그리고 아침
어둠 그리고 아침
방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던 이미지들이 어둠속에 스며들며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쌓아놨던 못다 읽은 책들과,
아무렇게나 팽개쳐 놓았던 필기구들,
주머니에서 꾸깃 꾸깃 꺼내 놓았던 영수증도,
그리고 이어폰과 휴대폰
방에 어둠이 사라진다.
어둠속에 숨어 있던 부끄러움과 회한이 전등불빛과 함께 고개를 든다
해결하지 못해 그저 적어만 놓았던 해야할 목록과
추운 날씨로 다녀오지 못한 수영 가방
그리고 잘 때 벗어 놓았던 안경
방에 아침이 온다.
사나왔던 지난 밤의 꿈자리는 사라지고,
툴툴툴 혼자 성난 김을 내 뱉고 있던 가습기 버튼을 누르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방문을 연다.
자,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