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 69

산책예찬 1

by 프라하

나는 산책을 무척 좋아한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사를 마치고 나면, 비오는 날에는 지하도로, 눈오는 날이면 눈 맞고 길을 걸으며 산책을 주저없이 택했던 날들이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산책을 했던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식사 후에 그대로 의자에 앉거나 아무것도 안하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되는 신호가 이 곳 저 곳에서 나를 제촉한다. 어떻게든 움직이라고.

몇 년 전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점심시간 내가 걷던 산책로를 사진으로 담아서 당당히 게시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블로그 내에서 였지만, 나는 정말로 산책을 사랑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어느 순간 산책에 대해 궁금해 지기까지 시작했다. 나만 그런걸까? 나만 좋아하는 걸까? 주변에는 즐겨하는 사람들이 없나? 동호회 같은 걸 만들어서 여러 사람이 같이 산책하면 어떨까?

온통 주변에 배 나올 걸 알면서도 꼼지락 거리기 싫어서 단 몇 십 미터도 걷기 싫은 사람들 뿐인가?

산책은 무엇일까?

산책의 정의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다.


"산책(散策)이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표준 국어대사전)"

흩어질 산, 꽤 책이라는 단어로 조합되어 있어서, 꽤나 계책을 흩어뜨린다. 즉, 집중도를 흩어뜨리기 위해 천천히 간다는 뜻으로 나는 해석했다.

영어로는 take a walk 또는 stroll 이라는 단어를 쓴다.

한자 문화권인 우리나라, 일본, 중국 모두 같은 단어를 쓴다.

동의어로 '산보(散步)'가 있는데, 예전에는 일본식 단어라서 나이드신 분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생각해서 저어했었는데, 사전 검색해 보니, 이 단어도 우리말로 등재되어 있다!!! (깜놀)


유명인 중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산책을 좋아했을까?


작가들이나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 중에 산책을 즐겨하는 사람이 꽤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떤 사람들이 좋아했고, 그 사람들은 어떤 길을 어떤 방식으로 걸었을까?

산책을 하면 떠오르는 명사들은 누굴까?

제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칸트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도 유명하지만, 칸트 관련해서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매일 3시 30분이 되면 산책해서 사람들이 그런 칸트를 보면서 시계를 맞추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딱 두 번, 산책을 빼먹은 적이 있다. 한 번은 루소가 저술한 책 《에밀》을 읽다가, 또 한 번은 프랑스혁명을 보도한 신문을 읽다가...."(나무위키의 '임마누엘 칸트'편 참조)

산책을 알람 맞춰놓은 시계처럼 정확한 시간에 맞춰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스티브 잡스이다.

잡스와 산책의 연관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새로운 영감을 찾고자 할때는 산책을 통해서 그 활로를 모색했다. 혼자 걷기도 하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나단 아이브'와도 같이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길에서 나온다.”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영감을 얻고 싶을 때마다 산책에 나섰다. 혼자 걷거나 다른 사람과 동행하기도 했다.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와는 15년간 거의 매일 함께 걸었다. 그 길에서 ‘비밀 병기’인 신제품 아이디어들을 공유했다. 워낙 자주 다니다 보니 직원들이 둘의 이름을 합쳐 ‘자이브(Jives)’라고 부를 정도였다....(생략)" (고두현의 문화살롱, 21.3.20)

이 기사에 보면, 잡스 뿐만 아니라, 페북 CEO인 저커버그, 순다르 피차이(구글 CEO), 버진그룹으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도 열심히 산책의 좋은 점을 설파하였고, 본인들도 산책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탄생시켰다.

산책을 예찬한 책으로 눈을 돌리면,

스티브 존슨이 저술한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한국경제신문사, 2012년) 라는 책에는

“탁월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은 산책을 나가는 것이다." 라는 언급이 있다.

이 정도되면, 산책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기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라고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면, 산책을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을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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