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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Jan 19. 2021

쿠팡에 대응하는 네이버의 자세

플랫폼 구독 전쟁 1

얼마 전, 왜 쿠팡은 OTT 서비스를 할까? 라는 주제로 글을 썼는데, 지금까지 썼던 글 중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더군요.. 그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이버도 곧바로 맞불을 놨죠.. 동맹(혈맹?)을 맺은 CJ의 OTT인 TVING을 네이버 플러스 혜택에 포함시킨다는 건데요. 서비스 시작은 다음 달부터라는데, 미리 발표한 걸 보면 쿠팡 플레이로의 이탈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 네이버 플러스는 250만 명, 쿠팡 로켓 와우는 500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네이버 플러스 월 4,900원+TVING. and..?


네이버 플러스는 쇼핑을 할 때 추가 포인트를 주는 것이 기본 혜택입니다. 쿠팡처럼 ‘사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물류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니 무료 또는 당일 배송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긴 어렵죠. 이것만으론 고객 유입 효과기 약하니 웹툰, 바이브, 오디오북 등의 콘텐츠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콘텐츠는 웹툰을 제외하면 임팩트가 약한 편이라 고객 불만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매월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추가했지만.. 여전히 구독형 콘텐츠가 빈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TVING을 추가한다고 발표는 해서 급한 불은 끌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현재 TVING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7,900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에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장난치냐’는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말이죠. TVING 입장에서도 넷플릭스에 이미 꽤 많은 자사{정확히는 스튜디오 드래곤)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지라, 자체 플랫폼의 약화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 쉽지 않은 선택이겠네요.


* Jtbc와 힘을 합치면서 별도 법인이 된 TVING은 곧 플랫폼 자체적으로 오리지날 콘텐츠를 내놓는다고 하니, 어느 정도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겠네요.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네이버 플러스의 진짜 콘텐츠는 지식인 2.0?


TVING과의 연계는 좀 급조된 면이 있는 듯하고, 네이버가 진짜 준비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는 따로 있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의 오늘을 있게 해 준 것이 '지식인'이라 그런지, 지식 콘텐츠의 유료 구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네이버 플러스에 포함할지, 독자적인 구독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연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네이버의 지식 구독 콘텐츠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마틴 스콜세지가 영화를, 고든 램지가 요리를, 스테판 커리가 농구를 가르쳐 준다는 <한국판 Master Class> 같은 형태가 될지.. 아니면 경제 신문 같은 곳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부동산이나 증권 같은 정보를 모아서 전달하는 플랫폼이 될지.. 현재로선 후자가 가능성이 높은데 총 20개 CP 중 5곳이 언론사라 하더군요. 이미 이메일 구독이나, 각종 온오프 강좌 서비스는 시장에 넘쳐나고 있는데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요?  Coming Soon..


월 15달러면 최고의 명사들에게 강의를 들을 수 있다 / Master Class



이제 <스마트 스토어>도 로켓 배송?


스마트 스토어를 보유한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의 강자지만, 쿠팡과는 달리 물류를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죠. 유통사들이 주요 광고주인 점이나, 스마트 스토어 내에 소상공인들이 많이 입점해 있는 특성상 직접 매입 및 판매를 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부담스럽습니다. 반발도 반발이지만 아마 또 국회 청문회 나오란 소리가...


CJ와의 제휴를 토대로 아마존의 FBA처럼 창고에서 직배송을 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네이버 플러스 가입자 역시 쿠팡의 로켓 배송과 마찬가지로 당일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되겠죠.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스마트 스토어. 네이버와 CJ 동맹 전에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미 회사 차원에서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한 LG생활건강의 경우, 당일 23:30분까지 결제 시 다음날까지 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별도 쇼핑몰 같지만, 네이버 플랫폼에서 네이버 플러스 혜택을 제공하고, CJ대한통운의 물류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LG생활건강은 가격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쿠팡에는 입점을 거부하고 있죠.


풀필먼트는 쇼핑몰에 제품을 직매입해서 판매하는 '사입' 형태와 달리,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창고 및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창고 관리나 배송 등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대신, 수수료가 증가하고 재고 부담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풀필먼트라는 용어는 아마존이 FBA (Fulfillment by Amazon) 서바스를 하면서 확산됐지만, 그전부터 개념은 존재했고.. 국내에서도 롯데가 LECS라는 이름으로 야심 차게 시작했었는데 나이키, 유니클로 등이 입점해 있었지만, 지금은 롯데 계열만 남아 명맥만 유지하는 듯..  




원래 카카오나, CJ, 나이키 등의 구독 강화를 주제로 한 글을 쓰려고 했던 건데, 쓰다 보니 또 길어져 버려서,, ㅠ.ㅠ 한편에 못 담고 나머지는 다음에 다시 올려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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