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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Dec 06. 2020

넷플릭스는 어떻게 한국에서 대박을 쳤나?

[한국 OTT는 독자 생존이 가능할까?]

bruch의 제목의 글자 수 제한으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는데.. <넷플릭스는 어떻게 한국  아시아 시장에서 대박을 쳤나>가 좀 더 정확한 제목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넷플릭스지만, 실상 글로벌 전체로 보면 기대보다는 못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콘텐츠 제작이 주춤한 영향도 있을 거고.. 아래에 등장하는 경쟁사들의 등장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가 한국 유료 가입자 300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리고 K-드라마 등을 만드는데 7천억을 투자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원래 돈을 태우는(Cash Burning) 게 전략이라 할 정도로 콘텐츠에 무지막지 돈을 쏟아붓는 것으로 유명한 넷플릭스지만, 한국에 대한 투자는 이례적이다.


그래서일까.. 꽤 오래전부터 이용해온 나로서는 최근 넷플릭스가 좀 어색하다. 원래 넷플릭스에 가입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영화는 물론, 마블의 스핀오프 시리즈들이 있었으며,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있기 때문이었는데.. 최근의 넷플릭스는 거의 한국 드라마와 예능으로 도배가 됐다.


사실 코로나 발생 이전만 해도, 넷플릭스는 위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영향력이 없지만, 미국에서는 프라임 비디오라는 아마존의 서비스가 있고, 훌루라는 경쟁사도 있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에게 뼈아픈 건 디즈니, 그중에서도 마블의 이탈인데..  <어벤저스>와 관련된 히어로물은 물론이고, <데어 데블>이나 <제시카 존스> 같은 스핀오프까지 싹 빼가니.. 집안을 거의 거덜 내는 수준이다. (간신히 돈으로 막긴 했지만, 넷플릭스의 효자 콘텐츠인 '프렌즈'도 계약이 종료될 뻔했다)





1. 코로나, 그리고 아시아 시장의 한류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급변한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극장에도 갈 수 없게 되면서 OTT에 가입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넷플릭스의 기회는 아시아에서 왔다. 코로나 시기 중 새로운 가입자의 50% 가까이가 한국, 일본 및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는데.. 많이 보도됐다시피, 여기에 결정적 공헌을 한 것이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의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다. (일본은 드라마, 동남아는 예능)


우리나라에서도 <킹덤>과 <미스터 션샤인> 등의 대박 드라마를 통해 존재감을 만들고, <킹덤 2>의 연이은 히트와 <보건교사 안은영> 등을 통해 '안방극장'의 왕좌에 올랐다. 여기에 한국 콘텐츠에 재미 붙인 넷플릭스는 예전의 히트작 (최근 한국 넷플릭스 상위에는 "별그대"가 올라 있다)은 물론이고, 코로나로 극장 개봉이 어려워진 영화를 바로 스트리밍 하기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대략 300억 정도에 <승리호>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비해 넷플릭스를 보게 되는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보통은 1개 내지 2개 정도의 OTT 서비스에 가입하겠지만, 나는 Netflix는 물론 pooq(현재의 WAVVE)과 TVING에도 가입되어 있었던 관계로..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에 특화되어 있던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로 채워지는 건 그닥 반갑지는 않았다. 물론, 이건 나 개인보다 국내의 OTT 서비스에게 더 심각했겠지만..




2. WAVVE와 TVING의 각자도생..


위에서 언급했듯, 넷플릭스 아시아 침공의 일등 공신은 K-드라마와 K-예능이다. 그럼 한국의 OTT 플랫폼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한국 특성상 제작(지상파, JTBC, CJ ENM 등)도 주도하고 있는 그들은 왜 죽 쒀서 개(?)를 줬을까?


원래 지상파 3사의 연합 플랫폼인 pooq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해, SKT에 도움을 요청하고.. 그래서 탄생한 게 WAVVE다. TVING은 원래 CJ 계열의 플랫폼이지만 WAVVE가 탄생하면서 JTBC와 합작사를 만들게 된다.


이게 의미하는 건.. WAVVE에서는 CJ와 JTBC의 드라마와 예능을 볼 수 없고, TVING에서는 지상파 제작물들을 볼 수 없다. 또 WAVVE의 경우 (거의 유일한) 강점이 지상파 콘텐츠인데, 스마트 TV로는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없다. 결국 WAVVE에 가입했어도 IPTV나 케이블을 별도로 보라는 얘기다.


티빙의 메인 배너에 올라와 있는 메시지가 안쓰럽다.


압도적 OTT가 등장하지 못한 이유는, 이들의 메인 플랫폼이 디지털이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각각 지상파와 케이블이라는 영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전략이 오락가락한다. 일례로, CJ와 JTBC는 룰루랄라(JTBC 스튜디오)와 tvnD,  DIA TV 등의 웹드라마, 예능 제작을 위한 레이블을 갖고 있는데.. 아직 자체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끌어오지는 못하고 있다.


WAVVE의 경우, 그래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려는 욕심이 있는 듯한데, 최근 제작되는 작품만으로 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SKT가 주요 주주가 되면서 좀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WAVVE의 주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 출신들은 옛날 사고방식(만들면 볼 사람은 본다)에 젖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내 시장을 평정하지 못한 그들은, 부족한 제작비를 메우고 해외 진출을 위해 넷플릭스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약 그렇다면, 현재 넷플릭스에 서비스되고 있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처럼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넷플릭스와 협업할 수는 없었을까?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는 짜증 나는 일이지만)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정작 일본 넷플릭스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다. 방송국과의 계약 관계 때문..




그래서, 어떤 OTT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까?


지난번 이북 플랫폼 관련해서 글을 쓸 때도, 밀리의 서재, 리디 셀렉트, 교보 SAM 등을 모두 이용하고 있다 밝힌 바 있는데.. OTT 역시 웬만한 서비스에는 모두 가입이 되어 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프라임 비디오,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전자책 서비스의 비교는 아래 글을 참조) 



여기에 대한 비교만으로 글이 장황해질 수 있겠지만.. 현재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아래와 같다.(오로지 개인적 취향에 따른 평가다)


지상파 콘텐츠와 해외 드라마는 WAVVE,

영화는 Watcha,

TVING은 예능,

Netflix는 CJ와 JTBC 드라마..


WAVVE는 최근 아이유가 모델로 나온 광고에서도 해외 드라마에 대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영상을 못찾아서 함께 올리진 못함) 내부적으로도 해외 드라마에 강점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 드라마는 원래 잘 안 봐서 모르겠지만, 확실히 일본 드라마는 많이 보유를 하고 있는 편이다.


Watcha는 해외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를 견제하는 효과를 보는 듯한데, Netflix에 서비스되지 않는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들을 꽤 보유하고 있다. HBO의 콘텐츠는 가장 빨리 가져오는 편인듯. 최근엔 국내 드라마나 예능도 꽤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 영화 위주로 보는 분들은 괜찮은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TVING은.. 주로 JTBC나 CJ의 예능을 보게 되는데.. 솔직히 웬만한 건 넷플릭스에 다 올라오는 듯해서, 좀 빨리 올라온다는 것 외에 강점은 잘 모르겠다. 최근엔 음악이나 영화 쪽 강점을 이용해서 플랫폼을 키우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Netflix는 뭐.. 앞서 언급했듯, 요샌 웬만한 한국 드라마와 예능 다 볼 수 있는 것 같다. 영화 쪽 강점은 잘 모르겠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다시 활기를 띠면 양상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때까지 일단 구독을 끊어야 할까도 고민을..)




내년엔 '쿠팡'과 '신세계'가 OTT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 한다. 아마 콘텐츠 자체에 욕심이 난다기보다 미디어 커머스라는 큰 틀에서 결국 콘텐츠와 커머스의 결합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일 텐데..


네이버나 카카오도 자체적인 플랫폼이나 웹툰, 웹소설 저작권을 토대로 영상 콘텐츠 제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애플 TV'나 '디즈니 플러스'의 진출도 있을 듯 하니.. 어떤 OTT를 선택할 것이냐의 계산은 좀 더 복잡해질 듯...


여튼,, '미디어 커머스'에 대한 내용이나 '웹툰, 웹소설' 관련해서는 후속으로 다시 정리해서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지켜봐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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