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erral] 고객을 우리의 마케터로 만들기
어느덧 '마케팅 리부트'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왔습니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저도 생각 정리가 덜 된 부분도 있는 데다, 이런저런 이유로 원래 계획보다 상당히 오래 끌게 됐군요.
'Referral'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은 각 과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원래 계획보다 시간도 예산도 두배가 들더라는 말처럼.. 하다 보면 틀대로 딱 맞춰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각 단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 및 마케팅 환경에 맞추어 활용될 수 있으면 합니다.
먼저 그로스해킹에서 말하는 ‘Referral’의 개념부터 살펴보면, 주로 기존 고객을 통해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플랫폼에 가입한 회원이 새로운 회원을 초대하는 거죠. 기능적으로는 '친구초대' 기능으로 구현된 경우가 많고, 예전에 MGM(Member Get Member)이라는 프로모션 기법으로 많이 활용됐습니다.
최고의 바이럴 루프는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에서와 같이 사용자들이 더 많은 사용자의 가입을 도우면 자신의 제품 경험이 좋아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추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하는 제품들은 입소문 확산의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이런 방식이 플랫폼서 기업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이유는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회원 가입이 곧 매출과 직결되므로 고객은 많이 확보해 둘 수록 좋다(多多益善)라는 것. 둘째, 지난번 '고객생애가치(LTV)는 뭐고 어떻게 계산하나요?' 글에서 언급했던 대로 'CAC' 즉, 고객획득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획득(Acquisition)과 Referral은 서로 연계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순환 과정(바이럴 루프)을 거치게 됩니다. Referral을 통해 이른바 Organic 한 방문 및 가입 고객을 높일 수 있다면 그야말로 로켓 성장이 보장된 것이라 볼 수 있겠죠.
전통적으로 많이 등장하는 그로스해킹의 Referral의 사례는 '드롭박스'와 '핫메일'이 있습니다. '드롭박스'의 경우 친구를 초대하면 추가 용량을 제공해줬고, '핫메일'은 메일 하단에 'PS. I love you. Get your free e-mail at Hotmail'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한때 '그로스해킹'이 곧 이런 류의 바이럴 마케팅으로 인식되기까지 했습니다만, 워낙 오래된 사례라 여기서 따로 소개하진 않겠습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의 영향으로 '클럽하우스'가 큰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예전에 Google이 G-Mail 공식 론칭 전에 썼던 방법이기도 한데, 기존의 가입자가 초대를 해야만 가입을 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이끌어내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확산되는 것을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이죠. 주로 폐쇄형 쇼핑몰 같은 곳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Referral 관련해서 참고할 만한 사례를 찾아보려다가 '마켓 컬리'에서 진행 중인 친구초대 이벤트를 발견했는데요. 1명 초대할 때마다 (정확히는 초대받은 친구가 구매 완료까지 했을 때) 초대한 '나'도 초대받은 '친구'도 각각 5천 원의 적립금을 제공받는데, 1위는 무려 1,891만 원을 받았더군요. 계산해보니 3,782명이 됩니다. 친구가 각각 3만 원씩 구매했다고 치면 1억 1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킨 셈입니다.
물론 자세한 내부 사정이야 알 수 없습니다만, 정말 자발적으로 소문을 내고 적극적으로 주변 지인들을 가입시키는 충성 고객이 있다고 하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이 글의 목적은 플랫폼 기업이 아닌 비플랫폼 기업에서의 마케팅에 그로스해킹적인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니만큼, 위의 사례들을 참고해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전제가 '비플랫폼' 기업을 위한 마케팅이라 아이러니합니다만, 우선 플랫폼을 확보해야 합니다. 플랫폼 기업에게 Referral은 이미 가지고 있는 플랫폼의 가입 및 구매를 활성화하는 단계라면, 비플랫폼 기업은 Referral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까지를 포함해야 하는 거죠.
앱의 개발까지는 필요 없지만, 간단한 쇼핑몰은 구현을 하는 것이 좋겠죠. 기본적으로 비플랫폼 기업의 'Referral'은 로열티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지만, 커머스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는 체리 피커만 양산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투자가 되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고려해야 할 것은 플랫폼의 아이덴티티입니다. 비플랫폼 기업의 경우, 자사 플랫폼 외에도 제품을 구입할 곳이 많기 때문에, 제품이나 브랜드 외에 플랫폼만의 매력을 고민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새로운 채널을 또 하나 기억해야 하는 귀찮음을 넘어서기 어렵죠.
롯데칠성의 경우, 생산 직후 바로 배송하는 '싱싱마켓'을 운영합니다. 공장에서 나온 제품을 가장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을 메리트로 삼은 거죠. 식품류의 경우 활용해볼 수 있는 방식일 듯합니다. 오뚜기의 경우 최근 콜라보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제품들을 오뚜기몰에서 함께 판매하더군요. 자사 제품을 모두 구비하는 것이야 큰 장점은 아니겠지만, 대외적으로 이슈가 되는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유입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존에 보유한 DB를 통해 충성 고객들을 선발해서 진행할 수 있으면 베스트지만, 그럴 수 없다면 나노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개별적으로 확보가 어렵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에이전시도 많이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기존 고객, 또는 나노 인플루언서를 통해 선정한 앰버서더와는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싶은 유저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좋죠.
블로그에서 시작해 뷰티 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글로시에(Glossier)'의 경우 엠버서더가 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단순히 금전적인 혜택뿐 아니라 트렌드를 앞서 경험할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입니다. 기존에 브랜드들은 일반적으로 Mass Media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지만, 앰버서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때는 소비자 차원에서, 각 개인이 어떤 메리트를 느낄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하죠.
글로시에도 그렇지만, 엠버서더들이 제품의 개발이나 마케팅에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아직 성공 사례라 이야기할 순 없지만, 롯데칠성에서도 '음료 학교'를 만들어 고객들이 직접 새로운 음료수의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죠. '까늉'이라는 흑미 숭늉차가 그렇게 탄생했죠.
주의해야 할 것은, 엠버서더를 단순히 확산을 위한 도구(또는 매체)로 봐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그런 경향이 좀 덜하지만 예전엔 브랜드에서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결과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경우가 많아 중간에 서로 감정만 상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지난글에서 나이키의 D2C를 언급하면서도 멤버십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만, 멤버십에 가입 하먼 얻을 수 있는 혜택의 설계가 필요하죠. 멤버십 만을 위한 신제품 정보와 사전 구매, 특가 찬스, 한정판이나 굿즈 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구매를 유도해야 하는 브랜드들은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기도 하죠. 이런 유료 멤버십은 분유회사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임신, 육아 기간에 집중적으로 제품의 구매가 필요한 데다, 다양한 정보 (임신육아교실이나, 소식지 등)를 함께 제공해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료 가입 시의 회비보다 많은 혜택이 제공되고, 지속적인 할인 혜택도 있어 고객의 이탈이 적은 편이죠.
다만, 이런 혜택 및 상품 개발에서 특히 고려할 점은, 고객들이 스스로 확산을 할 수 있을만한 요소, 즉 재미나 참신함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매출의 압박 때문에 파격 할인 등으로 고객을 유인해봐야, 그 고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할지 알 수 없고, 다른 곳에서 발생할 매출을 당겨오는 제로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엠버서더와 멤버십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우리 플랫폼으로 '친구 초대'가 가능해지는 단계가 됩니다. 물론 그 이전 단계에서도 친구 초대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플랫폼의 매력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회원만 늘리는 것은 그다지 추천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일단 볼륨을 키워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 플랫폼 기업이 아니니까요.
지금까지 최근의 트렌드와 함께, 여기에 적용할 요즘 마케팅 방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전체 글을 다 읽어 보신 분은 아마도 없겠지만, 대략 세어보니 총 15편 정도에 걸쳐 연재를 한 것 같네요.
원래부터 브런치북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글인 만큼, 전체 내용 한번 다시 정리해서 수일 내로 브런치북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짧지 않은 글에 읽기 힘든 내용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조만간 좀 더 쉬운 글로 다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